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동영상을 장시간 시청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김치를 덜 먹고 과자나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더 많이 찾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현태선 교수팀이 2020년 6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어린이집 학부모 2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 하루 2시간 이상 동영상에 노출된 아이는 2시간 미만 노출된 아이보다 과자, 설탕 함유 음료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연구 대상인 3∼5세아 가운데 96.9%가 TV·스마트폰·PC·태블릿 등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5.6%가 매일 2시간 이상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했다.
교수팀은 “아이의 25.2%는 식사 도중 TV를 봤고, 15.7%는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며 “전체 아이의 30.7%가 식사 도중 TV·스마트폰 등 스크린 미디어에 노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소 동영상에 빠져 있는 시간이 긴 아이는 식사 중에도 스크린 미디어를 계속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중 동영상을 오래 보는 아이는 식생활이 상대적으로 불량했다. 동영상을 2시간 이상 사용한 아이와 식사 도중에도 화면을 보는 아이는 식사 중 스크린 미디어를 피하거나 하루 2시간 미만 동영상을 시청하는 아이보다 김치 섭취 횟수가 적고, 과자·가당 음료 섭취 횟수가 많았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크린 미디어를 오래 사용하고 식사시간에도 화면을 응시하는 아이는 음식 섭취가 까탈스럽고, 음식 먹기를 자주 거부했다.
동영상 시청 시간이 긴 아이는 잠자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하루 2시간 이상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하거나 식사 중에도 화면을 들여다보는 아이의 평균 수면 시간은 9.4시간이었다. 하루 2시간 미만 동영상을 시청한 아이의 평균 수면 시간은 이보다 긴 9.7시간이었다.
현 교수팀은 논문에서 “과도한 스크린 미디어 사용은 과체중·짧은 잠·언어 지연을 포함해 어린이의 건강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아이의 화면 노출 시간이 길면 과일·채소를 덜 먹는 대신 지방·열량 섭취가 많고, 편식하는 등 나쁜 식습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의 부모와 보호자는 아이가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식사 도중 화면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인 ‘한국 미취학 아동의 스크린 시간, 식사시간 미디어 이용 및 식습관: 횡단면적 연구’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