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시즌 44호 홈런을 날리고도 팔 문제로 조기 강판됐다.
오타니는 23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나섰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정리하며 출발한 오타니는 1회말 무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신시내티 선발 앤드류 애보트의 초구 92.9마일(약 150㎞)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선제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 19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4경기 만에 뽑아낸 시즌 44호 홈런이다. 오타니는 43홈런을 기록 중인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을 밀어내고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단독 선두도 탈환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경쾌한 발걸음은 거기까지였다.
팀이 2-0으로 앞선 2회초 다시 투수로 돌아와 마운드에 선 오타니는 첫 타자 스펜서 스티어를 볼넷을 내주고, 조이 보토를 땅볼 처리했다.
1사 1루에 놓인 오타니는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를 상대했다. 그러나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직구가 파울로 연결된 후 오타니는 벤치에 사인을 보냈고, 마운드에 올라온 코칭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눈 뒤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에인절스 구단은 팔 피로 증상으로 오타니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타니는 경기 후 검사를 통해 오른 척골 측부 인대가 찢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시즌 투수영업은 막을 내렸다.
수술과 관련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마운드와 타석을 오가며 연일 맹활약을 펼치던 오타니에 최근 ‘이상 신호’가 결국 부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도 선발 투수 겸 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투구 중 손가락 경련 증상으로 4이닝(무실점)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6이닝 1실점 비자책) 등판 이후에는 휴식을 위해 2주간 타자로만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14일 만의 등판에서 몸 상태 이상으로 1⅓이닝 무실점만 남기고 내려와야 했다.
‘타자’ 오타니도 팀이 3-0으로 앞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대타로 교체됐다.
한편, 에인절스는 신시내티에 4-9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전적 61승66패로 가을야구 희망에서 한 걸음 또 멀어졌다.
성공적인 투타겸업을 하던 오타니의 올시즌 투수 성적은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마무리 하게 됐다.
한편 지난 22일 부상에서 두 달만에 복귀했던 마이크 트라웃도 이날 경기 후 부상자 명단에 다시 올랐다.
에인절스의 가을 야구 꿈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