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취임일성으로 ‘공영방송 개혁’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그동안의 공영방송 개혁 노력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에 그쳐왔다면, 이번 6기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시켜 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공영방송이 국민의 선택과 심판이라는 견제 속에 신뢰를 회복하도록 할 것”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상식과 원칙에 비추어 공영방송의 구조를 개혁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재원·인력구조 등의 개편까지 아우르는 공적 책무를 명확히 부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 이행 여부도 엄격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인터넷 포털의 책무에 대해 손보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미디어 환경변화로 이미 언론의 기능과 역할 상당부분을 수행하는 인터넷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부여하겠다”며 “특히 포털과 SNS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와 이로 인한 선동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 요소인 만큼 유익한 정보의 유통은 장려하되 가짜뉴스의 생산 및 유포는 엄단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나아가 포털에 의한 뉴스 등 독과점 횡포를 막아 황폐화된 저널리즘 생태계의 복원과 소비자의 권리 보장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디어·콘텐츠 산업 성장 환경 조성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 전반에 자리한 낡은 규제는 과감히 혁파하고 신·구 미디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전략과 새로운 규제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업자에 대한 재허가·재승인 제도 전면 개선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달라진 환경 변화에 맞춰 방송 규제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인공지능·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산업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신산업 분야에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지만 이용자 불편 해소를 위한 필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규범이 정립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디지털 공동체 윤리원칙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 말미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경세유표’ 서문에 담긴 ‘일모일발무비병이(一毛一髮無非病耳) 급금불개필망국(及今不改必亡國)’를 인용하며 “지금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각오”라고 말했다.
이는 ‘털 하나 머리카락 하나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 직원들이 오랜 기간의 관행으로 굳어진 여러 문제점들과 기득권 카르텔 세력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말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 개혁의 주인공으로서 후대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기를 당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