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뉴욕증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생상량 감산 연장 발표 후 유가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5.74포인트(0.56%) 하락한 3만4641.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94포인트(0.42%) 빠진 4496.83에 장을 닫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6포인트(0.08%) 내려간 1만4020.95에 폐장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증시는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유가에 휘청였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이날 하루 총 13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생산량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줄여, 하루 90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것은 OPEC+의 하루 366만 배럴 감산 조치와 별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해 10월 2024년 말까지 하루 20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지난 4월 하루 166만 배럴 추가 감산하기로 한 바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도 이날 “원유 시장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30만 배럴의 감산 조치를 올해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8월 하루 50만 배럴, 9월 하루 30만 배럴 자발적 추가 감산을 해왔다.
OPEC, 팬데믹 후 최대 감산…미국 충격, 유가급등 우려
이 소식은 즉각 국제유가에 반영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4% 가까이 오른 배럴당 91.1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17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장중 88.07달러에 거래돼, 이 역시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옥시덴탈 등 에너지주는 2% 안팎 오른 반면 항공주들은 2% 이상 하락했다.
국채 금리도 급등해 부담을 키웠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 상승한 4.27%,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9% 오른 4.96%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이번달 연준이 금리 인상을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엇갈린 신호를 준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 확률을 15%로 낮추고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생략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발생해 연준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미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연착륙과 경기 둔화 사이에 미묘한 경계선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