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비이재명)계인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했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비명계 지도부의 줄사퇴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송 최고위원이 어제 이재명 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표는 고심 후 오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이번 사퇴와 관련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결심했다”며 “공개적으로 사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임명권자인 대표께 먼저 수용을 구하는 것이 순서이자 도리라 생각해 어제 천준호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오늘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대표의 사의 수용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적인 사퇴의 입장은 다음주 월요일 최고위원회 공개발언 자리에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송 의원은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활동 등을 통해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당직 개편 당시 계파 갈등을 추스르기 위한 일종의 탕평책으로 송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송 의원은 체포동의안 국면에서 불거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결 사태로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인 계파 갈등이 다시 표출됐고, 친명이 장악한 당 지도부와 강성 당원들은 비명계에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송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도 나오지 않았다.
역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 사퇴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 회의에서 당원들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 저의 당선을 막겠다는 당원들의 문자가 쇄도하고, 지도부에서 저만 빠지면 된다는 말도 들었다”며 “당원들이 사퇴하라면 사퇴하고 남으라면 남겠다”고 말했다.
체포안 가결 사태로 되레 민주당 지도부는 친명계 일색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가운데 친명계를 자처하는 후보가 후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