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상원외교위원장직을 이용해서 수십억 달러의 뇌물을 받고 이집트 정부와 기업인들에게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검찰의 부패 혐의를 강력히 반박하는 성명을 25일 발표했다.
메넨데스는 검찰이 메넨데스의 자택에서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상당의 금괴, 50만 달러(약 6억 6000만 원)의 현금을 증거물로 압수한 데 대해서 이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저축한 돈이며 절대 뇌물이 아니고 비상금으로 손쉽게 사용하기 위해 집에 두었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앤디 김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필 머피 주지사 등 뉴저지를 지역구로 둔 주지사와 의원들이 모두 메넨데스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뉴욕) 하원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도 그의 사퇴를 요구한 상태다.
메넨데스는 파장이 불거진 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에서는 물러났지만, 당의 의원직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그는 지난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25일의 성명에서는 앞으로 뇌물혐의가 반드시 벗겨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면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아직은 나에게 가장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 모든 과정을 해명했고, 앞으로 모든 증거가 다 제시되면 혐의를 다 벗게 될 것을 확신한다. 그 뿐 아니라 앞으로도 뉴저지주의 고참 상원의원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메넨데스는 자신의 고향인 유니언시티의 허드슨 카운티 지역 칼리지에서 연설 중에 말했다.
하지만 청중들의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고 내년에 재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검찰이 그의 자택 옷장 안에서 현금이 든 돈봉투들과 금을 찾아 냈다는 사실과 기소 사실을 발표했을 때 메넨데스는 그런 전통은 자기 가족이 쿠바에 있을 때 부모님이 은행계좌 압류를 두려워해 집안에 현금을 두던 습관이 이어진 것이라고 변명했다.
“남들이 보기엔 구식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 돈은 내가 30년 넘게 합법적으로 번 돈의 일부를 계좌에서 인출해 간직했던 것이다”라고 그는 항변했다.
하지만 검찰은 발견된 1만달러 짜리 돈봉투 10개에는 이번 뇌물 사건에 연루된 다른 피고들의 지문이 묻어 있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메넨데스는 자신의 가장 큰 혐의인 이집트의 청탁과 뒷거래에 대해서는 미국인 억류 등 인권 탄압국가인 이집트에 대해서는 자기가 언제나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집트 관련 혐의로 제기된 기간의 나의 활동들이나 내 정치 경력을 조사해 보면 이집트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결백이 입증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미 상원에서 동결된 이집트에 대한 3억달러 지원금의 동결을 해제 하도록 청탁을 받은 것과 카이로의 미국 대사관을 통해서 비공개 기밀 정보를 주고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와 메넨데스의 동료의원들까지도 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대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의원과 딕 더빈의원 등은 사퇴 요구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이다. 그러나 슈머의원과 정치 행보를 같이 해온 오하이오주의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도 지난 주 펜실베이니아주의 존 페터먼 의원에 이어서 25일 그의 의원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메넨데스는 내년의 민주당의원 예비 선거에서 이 문제로 강력한 도전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그의 정치적 앞날에는 거센 도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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