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거래위원회(FTC)가 26일 아마존닷컴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주력 사업인 인터넷 통신판매에서 플랫폼으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FTC는 판매 사이트에 입점한 소규모 사업자에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사업자가 다른 경쟁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판매할 경우 아마존 사이트에서 검색하기 어렵게 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도 문제 삼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아마존의 주력 사업으로 FTC의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되면 아마존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 FTC 성명에서는 아마존이 자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사이트가 잘 보이는 위치에 올리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아마존이 판매자들이 고객들에게 주문을 받기 위해 대체 이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상품이 아마존 프라임에 적합하도록 하기 위해 아마존 물류 서비스인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을 이용하도록 강요한 점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FTC는 판단했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에서 “아마존의 독점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잃어버린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약속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17개 주(州)도 FTC와 함께 아마존을 공동 제소했다.
FTC와와 함께 소송에 참여한 주들은 아마존이 연방 및 주 독점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법원에 아마존의 불법 행위를 금지하고 경쟁을 회복하기 위한 독점적 통제를 완화하는 영구적 금지 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거대 IT기업의 독과점 상황을 시정하는데 적극적인 미국 당국은 아마존의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중점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이 부당한 수법으로 소비자를 유료회원으로 유도하고 있었다며 제소했다. 유료 회원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에서 고객 동의 없이 등록시키려 했고 해지 절차도 의도적으로 복잡한 구조가 돼 있다고 비판했다.
아마존은 이날 FTC의 제소에 크게 반발헀다.
데이비드 자폴스키 공공정책담당 선임부사장은 ” FTC의 초점이 소비자와 경쟁을 보호하는 것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마존이 소매업계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들에게는 폭넓은 선택지와 저가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C의 제소는 사실과 법률에 비추어 잘못된 것이며 법정에서 이를 증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정면 반박했다.
AP는 “아마존의 본거지인 워싱턴주 연방법원에 제기된 이 소송은 아마존 사업에 대한 수년에 걸친 조사의 결과이자 거의 30년의 역사상 아마존에 제기된 가장 중요한 법적 난제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미 당국은 M&A(인수합병) 소송에서 패소가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한 게임 대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건은 7월 중순 미 연방항소법원에서 각하됐다. 메타에 의한 가상현실(VR) 스타트업 매수에서도 2월에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