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자치정부가 28일(현지시간) 결국 해산을 선언했다.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세력의 자칭 ‘아르차흐 공화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년 1월1일까지 공화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완전한 항복 선언으로, 곧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재통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발표는 아제르바이잔이 지난 19일 무력 공격을 시작한 이래 9일 만에 나왔다.
이 곳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이지만, 아르메니아계가 주민 95%를 차지하고 있는 오랜 분쟁 지역이다. 아르메니아계는 자체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뒤 자치정부를 꾸려 30여 년 간 이 곳을 실효 지배해왔다. 1988~1994년, 2020년 두 차례 전쟁으로 수만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19일 이른바 ‘대테러 작전’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이 지역을 장악하고 항복을 받아냈다. 이후 인종 청소를 두려워 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7일엔 자치정부의 루벤 바르다니안 전 국무장관이 아르메니아로 넘어가려다 국경 인근에서 체포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29일 현재 8만9000명이 이 곳을 떠났다. 당초 이 지역의 아르메니아계 인구는 12만 명 수준으로, 70% 이상이 탈출했다는 의미다.
국제사회는 사실상의 인종 청소와 인권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계, 아르메니아는 기독교계로 종교도 다르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이주를 장려하지 않으며 안전하고 더 나은 생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