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수년 간 여성의 권리와 민주주의, 사형제도 반대 운동을 벌이다 투옥된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6일 202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51살의 모하마디는 수 차례에 걸친 체포와 몇년 간의 수감 생활에도 불구, 인권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저항을 계속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위원장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이란 인권 지도자 나르기스 모하마디와 함께 이란 전체 인권 운동의 매우 중요한 업적을 인정해 그녀를 수상자로 결정했다”며 “그녀의 평화상 수상으로 이란의 인권 운동이 계속되도록 격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휘발유값 상승에 반발한 2019년 전국적 시위 때 숨진 사람을 위한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2021년 구금됐다.그녀는 테헤란의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는데, 이곳엔 서방과 유대를 맺은 운동가들과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다.
라이스-안데르센 위원장은 모하마디가 모두 13차례 투옥됐으며, 5번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총 33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2003년 이란의 또다른 여성 인권 운동가 시린 에바디의 노벨 평화상 수상한 후 2번째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여성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19번째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다.
모함마디는 지난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도덕경찰에 구금됐다가 숨진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에 대한 시위 당시에는 감옥에 수감돼 있었다. 이 시위는 이란 신권정치에 대한 최대 도전 중 하나를 촉발시켰는데 엄중한 보안 단속으로 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만2000명 이상이 체포됐었다.
모하마디는 수감된 상태에서 미 뉴욕 타임스(NYT) 오피니언 기고를 통해 “이란 정부는 우리를 더 많이 가둘 수록 우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영 TV 등 이란 국영 언론들은 그녀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반관영 통신사들만 외신 보도를 인용해 그녀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모하마디는 수감되기 직전 이란 인권수호센터 부대표였는데, 이 센터를 설립한 에바디와는 가까운 사이였다. 그녀는 2018년 안드레이 사하로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국제펜클럼(PEN) 아메리카는 올해 초 그녀에게 PEN/자유집필상을 수여했었는데, 이날 그녀의 평화상 수상을 환영했다.
수전 노셀 PEN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모하마디의 수상은)이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세계에서 가장 잔인하고 완고한 정권 중 하나에 맞서 목숨을 걸고 자신의 권리를 요구한 수많은 여성과 소녀들의 용기에 대한 찬사”라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7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수상자들은 또 12월 시상식에서 18캐럿의 금메달과 수상 증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