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 80억년이 걸린 신비한 고속전파폭발(FRB·Fast Radio Burst)을 감지해 탐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파 폭발은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먼 곳에서 온, 많은 에너지를 가진 폭발 중 하나로 우주 기원을 밝히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CNN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발견된 ‘FRB 20220610A’라는 이름의 이 폭발은 1㎳(밀리초·1000분의 1초)도 지속되지 못했지만, 폭발 순간에 태양이 30년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양과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를 방출했다고 미국 과학전문주간지 사이언스지가 이날 발표했다. 발표된 연구논문의 공동 저자는 호주 맥쿼리대학 천문학자 스튜어트 라이더 박사, 호주 스윈번공과대학의 라이언 섀넌 교수 등이다.
1000분의 1초 수준만 확인 가능…전파망원경 통해 관측
고속전파폭발(FRB)은 생성 원인을 알 수 없는, ㎳ 단위의 전파 폭발을 말한다. 최초의 FRB는 2007년에 발견됐고, 그 이후로 이러한 수백 개의 빠른 섬광들이 우주를 가로질러 먼 지점들로부터 오는 것이 감지됐다.
대부분의 FRB는 불과 몇 ㎳ 동안만 지속되는 아주 밝은 전파를 사라지기 전에 방출하기 때문에 관측하기 어렵다.
천문학자들은 전파망원경을 통해 이 빠른 우주 섬광(전파 폭발)을 추적해 왔다. 호주 서쪽에 와자리 야마지 지역에 있는 전파망원경 ‘호주스퀘어킬로미터어레이패스파인더(ASKAP)’도 그중 하나다. 천문학자들은 지난해 6월에 ASKAP를 사용하여 FRB를 탐지하고 이것이 어디에서는 왔는지 확인했다.
공동 저자인 호주 맥쿼리대학 천문학자 스튜어트 라이더 박사는 “ASKAP을 이용해 전파를 모아서 FRB이 정확히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의 초대형 망원경으로 근원 은하를 찾았다. 이 은하는 지금까지 발견된 다른 FRB가 보였던 은하보다 더 오래됐고 멀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소규모의 병합 은하 안에서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합쳐지고,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별들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는 2~3개 은하군의 폭발을 추적했다. 이 발견은 매우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중성자별인 마그네타 또는 별들의 폭발로 인해 에너지가 많아진 물체에서 FBR가 생성되는 것으로 보는 현재의 이론들과 일치한다.
우주의 빈 공간에 있는 물질을 찾을 수 있어
과학자들은 알려지지 않은 은하들 사이의 물질을 FRB를 통해 측정하여 우주의 ‘무게’를 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 저자 중 한 명인 호주 스윈번공과대학의 라이언 섀넌 교수는 “FRB는 이온화된 물질을 감지한다”며 “심지어 거의 완전히 비어있는 공간에서도 모든 전자를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은하 사이에 얼마나 많은 물질이 있는지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거대한 에너지 폭발의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발표된 논문은 FRB가 우주에서 흔한 일이며, 은하 사이의 물질을 감지하고, 우주의 구조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현재 남아프리카와 호주에서 건설 중인 전파망원경이 더 먼 거리에 있는 수천 개의 FBR을 탐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섀넌은 “FRB가 흔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은 이 분야가 얼마나 유망한지를 보여준다. 30번이 아닌 3만번의 폭발이 있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우주 구조의 새로운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우주의 기원과 진화, 운명을 탐구하는 우주론에 관한 어려운 질문들에 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