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을 “해충(vermin)” “폭력배(thugs)”라고 부르는 등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이 러시아나 중국, 북한보다 더 큰 위협이 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뉴햄프셔주 클레어몬트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나라에서 해충처럼 살며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하고, 선거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급진 좌파 폭력배들을 뿌리 뽑겠다고 여러분에게 약속한다”고 밝혔다.
2020년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합법 또는 불법적으로 미국과 아메리칸드림을 파괴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진 연설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외부 세력의 위협은 내부 세력의 위협보다 훨씬 덜 위험하고 심각하다. 우리가 받는 위협은 내부로부터 나온다”라며 “만약에 당신의 지도자가 유능하고, 경쟁력이 있고, 똑똑했다면 러시아, 중국, 북한은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학자들은 트럼프의 언어는 독재자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미국 역사학자인 티머시 나프탈리 컬럼비아대 세계정치연구소 교수는 “그의 언어는 독재자들이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라며 “상대에 대한 비인간화는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는 민주주의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박탈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역사학자인 루스 벤 기앳 뉴욕대 교수는 WP에 “사람들을 해충이라고 부르는 것은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반대자들을 비인간화하고 추종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도록 부추기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