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부와 정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발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부기관 40여 곳에 소속된 정무직 공무원 등 직원 500명 이상이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편향된 정책을 비판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부터 미 연방수사국(FBI), 법무부에 이르기까지 미 행정부 전반에 걸쳐 직원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했다.
서한을 주도한 주최 측은 서한 전달 당시 402명이 참여했으나, 이날 오후 100명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서명을 더 받아 백악관에 매일 업데이트된 수치를 알릴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모색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규탄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격으로 인한 유혈 사태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서한엔 “우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긴급 휴전을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스라엘 인질들 및 임의 구금된 팔레스타인인의 즉각적인 석방과 물, 연료, 전기, 기본서비스 복구, 적절한 인도적 지원으로 현재의 갈등을 완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적혀 있다.
이번 서한은 미 국무부와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직원 100여 명이 ‘반대의견 채널(dissent channel)’을 통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바이든 행정부의 이-팔 전쟁 접근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좌진 등 직원 500명 이상이 의원들에게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와 휴전을 위해 힘써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에 익명으로 서명했다.
이에 앞서 국무부 고위 당국자 한 명은 지난달 이스라엘에 대한 ‘묻지마 지원’이 전쟁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항의하며 사임했다.
지난달 한 여론조사에선 미 민주당원 80%를 포함, 미국인 66%가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에 지지했다. 미국인들은 또 미군이 중동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무의미한 전쟁에 다시 휘말리는 것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