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 위치 정보를 받고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폴리티코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구호 단체 위치 정보를 전달했지만, 이스라엘이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에는 여러 의료 시설 GPS 좌표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구호 단체 이동에 관한 정보가 담겼다.
해당 정보에는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이 일부 점령한 가자지구 최대 병원 알시파 병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공식적인 ‘공습 금지’ 대상 명단을 작성했거나 일회성 지침을 제공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병원을 포함한 구호 현장 인근에서 작전을 단행했으며, 미국 행정부 내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Now in Gaza! Israel is carpet bombing Gaza for 46 days – An area of 41 km long & 6-12 km wide. pic.twitter.com/5AOiR6q9Dx
— Ashok Swain (@ashoswai) November 22, 2023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을 포함해 중동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한 전직 미국 외교관 로버트 포드는 “이스라엘이 실존적 위협 상황에 처해있다고 느끼게 되면 미국 영향력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현지에선 이스라엘이 이전까지 인도주의 단체를 보호하기 위해 취했던 관행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지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한 구호 단체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방위군은 분쟁 완화 관행에 익숙하며, 이전 분쟁에선 채널을 구축했다”며 “(이번 전쟁에서) 분쟁 완화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건 정당화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이사회 소속 앰버 알라얀은 “평생 분쟁 지역에서 기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병원이나 학교처럼 안전해야 할 시설을 공격할 뿐 아니라 한 달 넘게 식량이나 물, 연료 없이 주민 전체를 가둬놓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관련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