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서비스) 계정을 통해 회사 내부 문제를 폭로한 가운데, 카카오 임직원들이 정면 반박에 나서면서 진실 공방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3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소속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장문의 공동 입장문을 올리고 김 총괄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선 오지훈 부사장은 제주도 JDC 내 카카오 본사 유휴 부지 개발 과정에 대해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총괄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카카오 내부 회의 중 내년 1월에 시작하는 제주도 ESG센터 프로젝트에 올 12월에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을 투입하자고 제안했지만 한 임원이 이를 거절하고 결재나 합의 없이 외주업체를 선정하겠다고 주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총괄은 “정해진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졌다고 한다. 결재·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졌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한다. 어떻게 7~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 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 이런 XXX(비속어)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화를 내며 문제의 욕설을 했고, 곧바로 담당 직원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카카오 임직원들은 최근 제기된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들은 “안산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은 내부 절차에 따라 입찰과 공정한 심사를 통해 진행됐다”면서 “2021년 윤리위원회 조사를 통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서울아레나도 카카오가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가 참여한 건설·금융·운영 컨소시엄이 함께 진행하는 형태”라고 밝혔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를 선정하면서 공개 입찰 없이 특정 대기업 건설사에 수의 계약 형태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괄도 “IDC/공연장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같은 의혹에 불을 지폈다.
카카오는 이들 프로젝트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안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이며,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1436억원이다. 서울아레나 건축비는 3008억원으로,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해당 건설사 담당 건축비는 4444억원 규모다.
카카오 측은 “아레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시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BTO)이며, 안산 데이터센터는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라며 “해당 건은 회사 내 유관 부서에 인입돼 회사 차원에서 사실 관계 파악과 내부적인 전면 감사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총괄의 SNS 폭로는 29일 오후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의 중재로 일단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