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3일) 총선 전 현역 최초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내에 여파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 의원과 함께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의 혁신모임 원칙과상식은 이달 중 당 지도부가 혁신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결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부터 당과 윤석열 정권을 향해 신랄한 쓴소리를 쏟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도 관건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달 중하순에 비명 세력들이 어떤 결단을 내리고, 행보를 보이느냐가 총선 전 민주당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 탈당문을 통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사당화되고,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변질되어 고쳐 쓸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됐다며 탈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비명계 현역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탈당을 한 첫 사례이다 보니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으로 구성된 원칙과상식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전날 오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0일 자신들이 추진 중인 당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인사들과 대규모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른바 비명계라고 불리는 당원들, 비주류 당원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 이런 게 여태 존재하지 않았고 어느 날 갑자기 페이스북에서 ‘다 모여라’라고 한다고 모이지 않을 거 같아서 일차적으로 연락해서 한 번 모임을 하고, 그런 플랫폼도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탈당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민 의원이 밝힌 탈당 이유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독자노선을 선택한 이 의원과 다른 해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윤영찬 의원은 “12월 중순까지 (혁신 요구에 대한) 당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고, 저희가 요구하는 부분들에 대한 전체 평가도 필요할 것”이라며 “그다음에 어떻게 할지는 실존적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어쨌든 괄목상대할 만하게 바꾸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보탰고, 이원욱 의원은 “저희가 탈당을 전제로, 신당을 전제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12월 어느 지점에 제2의,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민주당 변화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와 강연, 북콘서트 등에서 현 이재명 체제와 윤석열 정권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또 귀국 후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나 현재 당 상황에 대한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과상식이 밝힌 오는 10일 대규모 토론회에 이 전 대표가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영찬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참석 여부 질문에 대해 “어느 분이 올지 확정된 게 아니고, 올 수 있는 분은 다 초청할 예정이다. 아직 최종 확정이 안 됐다”고 답했다. 확정이라고는 안했지만 초청할 계획은 있다는 답변이었다.
친이낙연계 인사들이 주축인 민주주의실천행동도 지난달 27일 토론회에서 ‘새로운 정치, 정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며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실천행동은 토론회 후부터 예비당원 모집을 진행 중인데, 지난 1일 기준 모집 시작 4일 만에 예비당원이 1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의 행보와 관계없이 창당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신당 창당 시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대권 주자급 인사와 함께 조직을 꾸려 세를 확대해 내년 총선까지 치르게 된다면, 반윤석열·반이재명을 기치로 세운만큼 이낙연 전 대표를 통해 구심점을 키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수순이다.
부정적 전망도 따르지만 이러한 당 안팎 행보들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은 민주당 내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총선 준비가 본격화하기 전인 이달 중하순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