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지난 8일 호주 멜버른에서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HDA, Hanwha Defense Australia)와 호주 획득관리단(CASG) 간 레드백장갑차 수출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계약규모는 129대, 금액은 24억달러(약 3조1500억원)이다.
호주 수출에 첫 발을 뗀 만큼, 향후 호주에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번 수출을 발판 삼아, 동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 수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레드백은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협력해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이다.
레드백 명칭은 호주 지역에 서식하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을 가진 독거미로 알려진 붉은배과부거미(Redback Spider)에서 따왔다. 강력한 힘을 가진 호주 토착종 ‘독거미’와 신속한 ‘장갑차’가 만나 레드백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 군에서 이미 검증된 주력 장갑차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개발 기술, K9 자주포의 파워팩 솔루션, 30mm 포탑, 대전차 미사일, 원격 무장 등의 기능을 장착했다.
레드백에 탑재된 Mk44S 부시마스터 II 30mm 기관포는 미국과 영국 등 나토 19개 동맹국이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30mmx173mm 구경탄을 발사할 수 있다. 모든 포탄에는 공중폭발 및 근접폭발을 설정할 수 있는 신관이 탑재됐다. 유사시 일부 부품만 교체해 40mm 기관포로 손쉽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또한 차량에 열상 위장막을 두르면 적의 열상 감시장비 탐지는 물론 열추적 미사일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스텔스 차량’으로도 변신한다.
레드백은 차체 안에서 ‘아이언 비전(Iron Vision)’ 고글을 쓴 채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하고, 탑재된 무장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아이언 비전은 전차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영상을 전송받아 승무원 눈앞의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출력해 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레드백은 장갑차 외부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외부의 모습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장갑차 형태에서 벗어나 심플하면서 유연한 디자인이 결합됐다. 방산업계에서 장갑차의 ‘미(美)’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레드백에는 K9 자주포의 파워팩 솔루션이 활용됐다. 파워팩 솔루션은 전차의 동력 장치로 엔진과 변속기를 하나로 묶은 부품을 말한다. 변속, 조향, 제동 등의 기능을 담당해 파워팩을 ‘전차의 심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레드백은 기동성 측면에도 매우 유리하다. 구형 전차는 흔히 단거리 공격을 위해 쓰였다. 따라서 장거리 이동을 할 때 고장이 종종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파워팩 솔루션을 적용한 레드백은 급박한 상황에서 고장이 나더라도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꺼내 새 파워팩으로 교체할 수 있어 편리하게 대처 가능하다.
레드백은 특히 방어 능력 면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다. 42톤에 달하는 차체는 복합장갑으로 보호되며 필요에 따라 장갑 모듈을 추가할 수 있다. 또한 능동 감시 레이더와 연동된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어시스템을 통해 장갑차로 접근하는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 등을 요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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