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한민국과 네덜란드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글로벌 자유 연대를 이끌어가는 가장 훌륭한 파트너”라고 밝혔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K-팝’, ‘K-무비’ 등을 열거하며 “한국 열풍이 네덜란드를 휩쓸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네덜란드 왕궁에서 열린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주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만찬사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상을 되새기고 미래 협력을 확대해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총리와 세차례 양자 정상회담과 여러 다자회의에서 쌓아온 우의를 소개하며 “오늘 국빈 만찬은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의 모범 국가로서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양국 국민들의 교류와 유대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에 전례가 없는 글로벌 복합 위기에 우리 모두 직면한 바로 지금, 규범 기반의 국제 연대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네덜란드의 신속한 파병과 120여명 전사에 감사를 표한 뒤 “전쟁 속에서 피로 맺어진 우정을 토대로 양국은 그동안 굳건하고 다층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왔다”며 지난해 양국 교역량이 역대 최대치인 16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만찬에 참석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호명하고, “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 4강 신화의 중심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계신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 “박지성 선수의 유럽 커리어의 시작과 끝은 바로 네덜란드 리그였다. 저는 중학생 시절이던 1974년 월드컵 때 ‘오렌지 군단’의 돌풍을 일으켰던 요한 크루이프에 열광했다. 지금 네덜란드의 많은 젊은이들이 K팝에 열광하고, 또 1000여 명의 한국 학생들은 네덜란드에서 미래를 위한 꿈을 키우고 있다”며 스포츠·문화 교류 발전을 강조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무대에서 적극적이고 자부심을 가지며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며 “네덜란드는 이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국제 법질서, 평등 원칙에 입각한 무역체계에 대한 윤 대통령 입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주변 지역과 세계에서 안정을 확대하려는 대통령님의 노력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그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반도체 장비와 컴퓨터칩 이상에서 이뤄진다”며 “농업, 건축, 안전, 지속적 에너지, 기후변화 대처 등 많은 분야에서 기술력과 노력을 묶을 것이다. 양국은 불안전한 세계정세 속에서 서로 협력해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또 “한국 열풍이 네덜란드를 휩쓸고 있다”며 ‘K-팝’, ‘K-무비’, ‘K-드라마’, ‘K-푸드’, ‘K-블로거’, ‘K-뷰티’ 등 다양한 신조어를 열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의 시작과 끝을 네덜란드어 ‘후던아본트(Goedenavond·안녕하십니까)’, ‘쁘로오스트(Proost·건배)’로 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도 한국어 ‘환영합니다’와 ‘감사합니다’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만찬에는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마르크 뤼터 총리, 얀 안토니 브라윈 상원의장, 룰린 카밍하 임시하원의장 등 내각 주요 인사, 크리스 브레이트펠트 왕실 비서실장, A.T. 힐러 국왕 비서실장 등 왕실 주요 인사 다수가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부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최형찬 주네덜란드 대사 내외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