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이른바 연착륙을 달성하는 길에 섰다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저에게 연착륙이란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노동 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로 떨어지고 있으며, 그 목표치를 향한 마지막 여정이 고통스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의미 있게 둔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가는 길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임무와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마지막 지점이 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를 개인적으로 보지 못했다”고 낙관했다.
미국인들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점이 물가상승률을 순조롭게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지 질문엔 연준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연준이 명목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인플레이션 둔화로 실질 금리는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실질 금리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어떤 의미에서 통화 정책 긴축을 유발한다”며 “연준이 금리 경로를 결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설은 미국 노동부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나왔다. 11월 CPI는 1년 전과 비교해 3.1% 상승해 10월 3.2%에서 약간 둔화했다. 인플레이션이 거의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평가는 엇갈려왔다. 올해 초 WSJ이 설문 조사한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이후 이같은 견해는 줄어들었다.
미국인들의 체감 경기는 다르다. 폭스비즈에 따르면 뱅크레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성인 59%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기에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가구가 유사한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66%가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상승, 소득 또는 고용 변화 등 요인을 포함한 현 경제 상황이 올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옐런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스트레스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물가는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은 13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