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과도한 음주는 급성 췌장암을 부를 수 있다. 심한 복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똑바로 누웠을 때 통증이 더 심하면 급성 췌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췌장은 소화 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기능을 하고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한다. 췌장 분비샘이 파괴되거나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면 급성 염증성 질환인 췌장염이 발생한다.
급성 췌장염의 주원인은 음주와 담석이다. 알코올이 급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되면 췌장이 알코올을 대사하기 위해 췌장액을 더 과하게 분비하게 되고, 췌장액이 십이지장으로 다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하며 췌장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이다. 경미한 통증부터 극심한 통증까지 다양하다. 명치나 배꼽 주변의 상복부 통증으로 시작해 등 쪽이나 가슴, 아랫배 쪽으로 뻗어 나간다. 똑바로 누워 있으면 통증이 심해져 옆으로 누워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오동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이 등 뒤쪽에 위치해 있어 가만히 누워 있으면 더 심해지고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심한 경우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합병증으로는 췌장 괴사, 가성 낭종, 췌장 농양, 담관 폐쇄, 다발성 장기부전이 있다. 특히 폐와 심장, 간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이 동시에 떨어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은 급성 췌장염으로 인한 주된 사망 원인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다발성 장기부전 증상이 있으면 혈액 검사를 가장 먼저 시행하고, 췌장과 주변 장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CT, MRI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일 경우 혈액 검사에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수치가 3배 이상 상승하고, 백혈구 수치와 혈당 수치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의 치료법은 금식으로 췌장을 쉬게 해주면서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오 교수는 “급성 췌장염 환자의 80% 정도는 치료를 받으면 수일 내에 큰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20% 정도는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려면 치료 이후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에서 완치된 후 술을 마시면 췌장염이 재발하기 쉬워 췌장암의 주요인인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