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에서 대반격전을 벌이며 어렵게 탈환한 지역의 일부를 러시아군이 다시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수세에 몰린 국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로보티네 마을 주변에서 진격하고 있다. 동부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은 마린카를 러시아군에 내주는 등 수세에 몰려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갈수록 전투를 이어갈 자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 안보위원회 부위원장 예호르 체르네우는 “일부 전장에서 수세이며 미국의 지원이 늦어지면 여러 마을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탄약이 없으며 지난 여름 힘들게 탈환한 땅을 잃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주도 미 의회가 500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심의를 내년으로 미루면서 미 정부는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마지막 지원을 발표했다. 대공무기와 포탄 및 소구경 탄약 1500만 발 이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핵심 장비와 탄약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격 작전을 펴지 못하고 방어에 주력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
남부 자포리자 지역 로보티네 마을 주변 상황이 대표적이다.
서방의 훈련과 장비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 여단들이 지난 8월 몇 주 동안 전투를 벌인 끝에 장악한 곳이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탈환된 곳을 재점령했으며 겨울을 맞아 우크라이나군이 방어 태세에 들어가면서 철수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베르보베에서 남서쪽과 동쪽으로 진격하고 있다. 베르보베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여름 공세에서 거의 점령하기 직전까지 갔던 곳이다.
전장 지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아직 크게 진격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여름 탈환한 로보티네 주변 수 평방㎞ 지역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는 지난 27일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자포리자 지역 러시아 임명 행정책임자 에프게니 발리츠키는 이번주 러시아 TV에서 러시아군이 곧 로보티네를 재점령하고 우크라이나군 대반격전 시작 지점까지 진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군 사기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로보티네 탈환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전을 통해 거둔 대표적 전과 가운데 하나다. 여러 주 동안 러시아 방어선에 막혀 큰 피해를 감수하면서 벌인 전투 끝에 탈환한 곳이다.
몇 달 동안의 치열한 전투에 우크라이나군이 지쳐 있는 반면 러시아군은 모든 전선에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왕립군사연구소 잭 월팅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병력을 교대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반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이 더 많은 무기를 계속 지원하면 전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체르네우 우크라이나 의원은 “모든 것이 미 의회가 얼마나 빨리 지원을 승인할 지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