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 2명이 현지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됐다가 17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외교부와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남부 바이엘사주(州) 외곽인 엔웨 바란(Enwhe Gbaran) 인근에서 이동 중에 무장 세력에 끌려간 대우건설 현장 해외기능직 직원 2명이 지난 29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10시) 석방됐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피랍 직원 모두 건강한 상태이며, 현지에서 절차를 밟아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명 모두 병원 검진 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 가족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6시) 이들을 태운 차량이 바란 인필(Infill) 석유화학 플랜트 현장으로 이동 중에 무장 세력의 총격 피습을 당했다.
이 차량에는 당시 이들 직원을 에스코트하던 현지인 경호원 4명과 운전사 2명이 함께 탑승했으며, 이들은 모두 무장 세력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당시 사건을 인지한 즉시 재외국민보호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우건설 역시 플랜트사업본부장을 현지로 급파하고 본사와 현지에 24시간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공식·비공식 라인을 통해 대응해 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석방된 이들과 통화해 위로를 전하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가 다양한 노력을 펼쳤음을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현지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안시스템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인질의 몸값을 노리는 납치 사건이 횡행하다. 올해만 800여 건, 지난해에는 1129건 각각 발생했다.
특히 동북부는 보코하람, IS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10년 넘게 정부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는 곳이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남부 역시 치안이 불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 근로자가 납치됐던 것은 2012년(2번)이 마지막이었고, 2006년(1년)과 2007년(2번)에도 총 3차례 있었다.
나이지리아에는 대우건설을 비롯한 굵직한 대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으며 한국인 근로자는 340명 정도 된다. 교민 수는 405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