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주 유진 시에서 발행되고 있는 주간신문 ‘유진 위클리’가 지난 해 12월 한 직원의 회삿돈 횡령사건으로 자금이 바닥나 전직원 해고와 폐간에 들어간 뒤 다시 내달부터 신문을 발행하게 되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리건 주 지역 인터넷 뉴스 KEZI 와 KLCC가 가장 먼저 보도한 이번 복간은 해고된 사원들의 기금모금 캠페인과 독지가들의 기부금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진 위클리의 카밀라 모르텐센 편집국장은 2월 8일자로 2만 5000부를 발행할 예정이며 횡령 사건으로 창간 42년 만에 문을 닫았던 이 신문사가 6주일 만에 다시 신문을 판매대에 내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몇 주일 동안은 정말 끔찍한 일과 기쁜 감정이 교차했다. 감정의 롤라코스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신문을 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없어진 신문을 다시 부활 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이런 일이 이뤄졌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1982년에 창간된 이 신문은 오리건주의 대도시들 가운데 한 곳인 유진 시내에서 무료로 배포되어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직전에 10명의 직원 전부를 해고할 수 밖에 없었다. 전 재무담당 직원이 회사 계정에서 자금 9만 달러를 횡령하고 지불해야 할 돈도 10만 달러 이상을 연체해 놓고 사라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편집국장을 비롯한 여러 직원들은 자기들이 봉급에서 떼어 비축한 퇴직금과 은퇴비용 역시 횡령당해 다시는 계좌로 돌려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횡령혐의 직원은 범죄 사실이 밝혀진 뒤에 해고 당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퍼지면서 전국 중앙지와 지역 뉴스를 다루는 지방 신문의 차이 때문에 고전하고 있던 이 신문사는 더 큰 타격을 입게되었고 결국 발행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유진 경찰은 여전히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또 신문사 계정에서 현금이 빠져나간 과정을 전산 포렌식을 통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원 해고 뒤에도 일부 전 기자들은 자원봉사로 이 신문의 인터넷판을 계속 제작하고 운영했다. 최근 몇 주일 동안은 오리건 주립대학교의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함께 컨텐츠를 제작해서 올리기도 했다.
일부 프리랜서 기자들도 기사들을 작성해서 무료로 인터넷 판에 올려주었다고 편집국장은 말했다.
일부 기자들은 당장의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회사는 큰 빚을 갚고 재정이 건전해 지는 즉시 이들을 모두 재고용할 계획이라고 모르텐센은 말했다.
이 신문을 위해 지난 12월 부터 모금된 금액은 약 15만 달러 (2억 70만 원)에 이른다. 그 대부분은 온라인 모금 ‘고펀드미’를 통해 들어왔지만 지역의 기업들과 자영업자들, 예술가, 일반 독자들도 별도로 기부금을 냈다.
심지어 그 사연이 다른 지역 언론과 인터넷 뉴스에 보도된 이후로는 뉴욕과 아이오와 등 먼 거리의 각 지방에서도 기부금이 답지했다.
편집국장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투자와 헌금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이제 아무 희망도 없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 저 많은 사람들이 계속 도움을 주고 있는데 신문을 안낼 수는 없다. 어쨌든 한번 시도라도 해봐야 한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이 신문은 2월 8일 복간호를 낸 뒤 신문을 계속해서 정상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