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들어 도발 행위와 공격적 언사를 강화하면서 실제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성 김 전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은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함께 개최한 ‘한미일 3국협력 강화’ 포럼에서 “북한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전략적 계산은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준비 등 격한 언사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핵무기 강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완성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 김 전 실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쟁 위협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겨 미국과의 동맹을 흔들고,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부각해 미국의 정권교체에 기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전 대표 역시 “북한의 접근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한국과 전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들도 그것이 큰 실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다만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추구하는데 매우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고 싶지만 북한이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미국은 물론 누구와의 대화에도 관심이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이러한 역학관계가 조만간 변화할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과 탄약을 제공하는 등 양국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전 실장은 북한이 지난말 발사에 성공한 군사정찰위성에 장착할 렌즈나 순항미사일에 이용할 핵전력, 미사일 재진입 기술 등 개발에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소위말하는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바이든 행정부도 러시아 정부에 그렇게 하지 말라는 심각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러시아가 합리적이라면 그러한 종류의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을 자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실장과 김 전 대표 모두 올해 미국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강화된 한미일 동맹이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은 북한의 핵능력 강화 등을 언급하며 “정책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므로 고립주의나 동맹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등 다른 방식의 생각을 지닌 후보자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미일이 정책 환경을 진지하게 평가한다면,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도 “11월 미국 선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와 상관없이 한일 양 동맹과의 중요한 역할을 기대해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