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입지를 굳힌 가운데, 재임 시절 그의 지도자관을 엿볼 수 있는 폭로가 나와 주목된다.
CNN 소속 언론인 짐 슈터는 11일 자신 저서 ‘위대한 권력의 귀환(The Return of Great Powers)’ 출간을 앞두고 이런 내용이 담긴 자신과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계 독재 지도자들을 대체로 좋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 출신인 존 켈리는 “그(트럼프)는 푸틴이 ‘괜찮은 남자(OK guy)’라고 생각했고, 김정은도 괜찮은 남자로 봤다”라고 했다.
슈터는 아울러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명석하다(brilliant)”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환상적(fantastic)”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세기적인 전범인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를 두고 “하지만 일부 좋은 일도 했다(but Hitler did some good things)”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발언 역시 켈리 전 비서실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발언에 놀란 켈리 전 실장이 “뭐라고요?”라고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는) 경제를 다시 세웠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켈리 전 실장은 해당 발언에 “그 사람에 관해서는 어떤 것도 좋게 말할 수 없다. 아무것도”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에 대한 고위 나치 간부들의 충성심에도 주목했다는 전언이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도 소개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자신을 거물로 여긴다(He views himself as a big guy)”라고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그는 다른 거물을 대하는 일을 좋아한다”라며 “터키의 에르도안 같은 거물은 누구의 허가도 없이 국민을 감옥에 넣을 수 있다. 그(트럼프)는 그런 것을 좋아한다”라고 회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를 호의적으로 평가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돈을 내지 않을 경우 푸틴 대통령에게 침공을 독려하겠다는 투로 말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과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할 경우 나토를 비롯한 동맹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나토는 실제로 위태로워질 것이다”, “그(트럼프)는 (나토에서) 탈퇴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켈리 전 실장은 “그(트럼프)는 한국 내 병력 주둔이나 일본 내 병력 주둔에 단호히 반대했다”라고 했다.
슈터 기자의 저서 ‘위대한 권력의 귀환’은 현지시간으로 12일 공식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