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업계의 최저임금이 오는 4월1일부터 현행 16달러에 20달러 인상을 앞두고 최저임금 대상에 포함되는 한인 프랜차이즈 업소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개빈 뉴섬 주지사가 AB 1228(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 최저임금 법)의 서명으로 오는 4월부터 시행이 예고되어 있어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급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 왔다.
이미 상당수 업체들이 대대적인 직원 감원에 나서는가 하면, 로봇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인건비를 축소하는 등 대책을 마련에 왔지만 패스트푸드로 분류되는 여러 한인 프랜차이드 업소들은 최저임금 인상 대상에 포함되는 지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해 허둥대고 있다.
한국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 업주는 최저임금 인상 일주일을 앞두고 뒤늦게 보내온 본사의 서한을 받고서야 자신의 업소도 최저임금 20달러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업주 A씨는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 임금이 인상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우리 매장도 적용대상이 되는 지는 모르고 있었다”며 “며칠 전 뚜레쥬르 본사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고 서야 우리 직원들도 4월 1일부터 시급을 20달러로 인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뚜레쥬르 미주본사측은 최근 프랜차이즈 업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AB1228이 우리의 모든 프랜차이즈 지점들,직영점들에 커다란영향을 끼친다. 우리는뚜레주르 점주들이 해당 하원 및 상원의원에게 법안1228 관련 청원서를 제출해주실것을장려한다”고 한인 업주들에게 청원서에 서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확정돼 최저임금 인상을 일주일 앞둔 3월 하순이 다되어서야 뒤늦게 AB 1228이 부당하다는 청원을 하자는 것이다.
A씨는 “본사가 뒤늦게 체면치레를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AB1228이 주의회에 상정돼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시행일이 확정된 이후에도 아무 대응이 없던 본사가 이제와서 청원서를 내자고 하니 헛웃음이 나온다”고 허탈해했다.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특별법 성격의 AB 1228은 법안의 명칭으로 인해 많은 업주들이 맥도날드나 버거킹, 피자헛 등과 같은 전통적인 패스트푸드 업체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지만 AB 1228의 최저임금 인상 대상에 포함되는 업체들은 의외로 광범위하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미 전국에 60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있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나 체인업체들에 적용된다. 이 법은 매장내에 테이블이 없거나 거의 없고, 식사를 하기 전에 지불을 하는 곳을 패스트푸드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를 받아서 한 매장을 운영 하는 경우에도 이 법이 적용돼 여러 한인 프랜차이즈 식당들에도 이 법이 적용된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AB 1228에 근거해 많은 한인 패스트푸드 체인점들과 한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4월 1일부터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한인 업소들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지역 내 3만개 패스트푸드 체인의 직원 55만7,0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 전국에 60개가 넘는 체인점이 있는 한인 프랜차이즈인 와바그릴, 플레임 브로일러, 모찌넛 뿐 아니라 뚜레쥬르나 파리바게트같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도 최저임금 인상 대상 업소에 포함된다는 것이 김해원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해원 변호사는 “4월1일부터 20달러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많은 한인 업주들이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며 “임금인상에 대비하지 못해 허둥대는 한인 업주들도 계시지만, 법에 따라 4월 1일부터 직원들의 시급은 20달러 이상 지급하셔야 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뒤늦게 뒷북 대응에 나선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와 같은 베이커리 업종의 경우 2023년 9월15일 당시 빵을 단일 메뉴 아이템으로 식당내에서 처음부터 만들고 다른 메뉴 아이템의 부분으로 판매하지 않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패스트푸드 업종에서 제외되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어 한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4월 1일부터 직원들의 최저시급을 20달러로 인상해 지급해야 하는 한인 업주들은 4월부터 인건비 부담이 최저 25% 이상 급증하게 돼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예상돼 한인 업소들에서도 인력 감축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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