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 사격으로 하루만에 300억원이 넘는 선거자금을 수확한 가운데, 맞수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호들을 상대로 한 모금행사로 대응할 계획이다.
29일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4월6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자금모금 행사를 진행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뉴욕에서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한 자금모금 행사에서 약 2500만달러(약 337억원)를 벌어들였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행사에서 이보다 큰 3300만달러(약 444억원)를 모금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뉴욕 행사에는 5000명에 달하는 지지자들이 모였던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행사엔 소수의 재력가들이 참석해 자금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뉴욕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존 폴슨이 이번 행사를 주최하며, 라스베이거스 사업가 로버트 비글로우, 카지노계 거물로 꼽히는 스티브 윈, 뉴욕 식료품 재벌로 알려진 존 캐치마티디스 등이 공동 의장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행사 참석자들은 1인당 25만달러를 기부해야하며, 81만4600달러를 내면 의장 자격을 얻는다.
WP는 대안을 찾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려하고 비판했던 공화당 엘리트 기부자들이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서 호감을 발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러한 변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세금 의제가 받아들여지면 자신들의 재산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많은 보수성향 억만장자들의 두려움을 반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국내외 정책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최근 몇달간 트럼프와 측근들로부터 집요하게 구애받아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획대로 모금에 성공한다면 재선 가도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자금력 측면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AP는 “(계획대로)입이 떡 벌어지는 금액 모금에 성공한다면 이번 행사는 트럼프의 정치 자금 감소와 수천만달러 기부금을 법률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수개월간의 부정적인 헤드라인을 전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