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발 관련 민사재판에서 배심원단이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32)씨에게 책임을 물었다.
5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주 맨해튼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권씨가 2022년 투자자를 속였다는 SEC 의견에 동의했다.
궐석으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권씨 측 최후변론을 들은 뒤 2주 동안 재판 끝에 평결을 내렸다.
SEC 측 변호사 로라 미한은 “플랫폼의 성공 이야기가 거짓말 위에 세워졌다”며 “큰 스윙을 한 것이 빗나갔는데 빗나갔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기”라고 꼬집었다.
SEC 측은 권씨가 테라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본다.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비밀리에 대량 매수 계약을 맺으며 테라 가치에 관해 투자자를 속였다는 게 SEC의 지적이다.
또 규제 당국은 테라폼랩스가 암호화폐가 한국 유명 모바일 결제 앱에 사용됐다고 거짓으로 주장한 혐의도 함께 고발했다.
SEC는 2021년 테라폼랩스와 권씨가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를 기만했다고 봤다.
권씨 측 변호사 루이스 펠리그리노는 “SEC 사건은 맥락에서 벗어난 진술에 의존했다. 테라폼과 권씨는 실패했을 때도 제품의 작동 방식에 진실을 말했다”라며 “테라폼은 여전히 갱생을 통해 구매자를 온전하게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테라폼랩스 측은 앞서 SEC 측이 입맛대로 채택한 증거로 소를 제기했다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투자자를 상대로 암호화폐 위험성이 없다는 식의 묘사를 한 적이 없다는 게 권씨 측 논리다.
권씨는 현재 민사 소송 외에도 상품 사기, 금융 사기, 시세 조작, 증권 사기 등 8개 형사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혐의의 형량을 합산하면 미국에서는 권씨에게 최종 100년형 이상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