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개기일식은 내 인생을 바꾸고 가슴을 뛰게 했죠.”
알렉스 영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태양 천체 담당 물리학자는 개기일식을 처음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개기일식은 태양-달-지구가 나란히 자리해 달이 태양을 완전히 집어삼키는 현상이다. 그는 “개기일식은 우리가 보통 눈으로 경험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별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창문”이라고 운을 뗐다.
8일 오후 12시30분께 미국에 개기일식이 돌아온다. 텍사스주 등은 4시간 동안 ‘어둠 속 낮’ 상태가 된다. 이후 오후 4시40분께 다시 햇볕 아래에 놓인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갑작스러운 손님’이 안방을 찾는다는 소식에 현지는 흥분에 휩싸였다.
개기일식 소식에 주민들이 들썩이는 이유가 뭘까. 열쇳말은 주기에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개기일식은 같은 지역에는 375년 만에 온다. 이른바 ‘함흥차사’ 수준이다. 한 곳에서만 머무는 주민일 경우, 대략 네 세대가 지나서야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미주리·일리노이·켄터키 등에 사는 일부 주민들은 7년 만에 다시 ‘개기일식’을 마주하게 됐다.
지구 전체로 보면 개기일식은 ‘단골손님’에 가깝다. 1~2년마다 세계 곳곳에서 얼굴을 비춰서다. 그러나 타고난 ‘역마살’을 지닌 개기일식을 직접 보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과학계에 따르면 개기일식은 대략 4분 전후로 발생한다. 제이 앤더슨 캐나다 기상학자는 “내가 본 가장 짧은 시간은 18초”라고 말했다.
The path of #SolarEclipse across the globe , Main sites North America.#SolarEclipse #SolarEclipse2024 #Eclipse pic.twitter.com/0bmtnwnO86
— The optimist✌ (@MuhamadOmair83) April 8, 2024
이번 개기일식도 마찬가지다. 앤더슨은 “달은 4분30초 동안 태양을 완전히 가릴 것”이라고 했다.
달이 태양을 삼키는 원인은 지구와의 ‘거리’에 있다. 태양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그만큼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사실상 지구에서는 같은 크기로 보인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특정 지점을 지나면 태양을 삼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구를 구심점으로 두 천체의 거리는 개기일식의 시간도 좌우한다. 가령 달이 지구에 가까워질수록 달이 상대적으로 더 커져 태양을 더 오랜 시간 가린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달이 지구에 더 가까워져 70마일(약 112㎞)에 달하는 7년 전 일식보다 한층 더 크게 해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계는 개기일식의 다음 행선지를 스페인과 아이슬란드로 예상한다. 2026년 8월12일 두 나라 하늘에 등장해 차례로 북아프리카, 사우디 아라비아 등에서도 나타날 예정이다. 미국에는 2044년까지 방문 예정이 없다.
먼 미래에는 개기일식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달은 연마다 약 1.5㎝씩 지구로부터 멀어진다. 때문에 약 6억년 후에는 태양을 덮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천문학자들은 한 번 보기 힘든 개기일식의 순간을 제대로 즐기려면 도시로부터 떨어질 것을 제안한다.
“만약 평소에 정말 좋은 별들을 볼 수 있는 곳을 안다면, 그 곳에서 일식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관련기사 개기일식 관측 인파 운집, 페스티벌도 호텔 예약 동나(영상)
관련기사 수분간 암흑 오늘 7년만 개기일식, 그리피스천문대 등 곳곳 관측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