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9일 지난 해 내슈빌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던 총기 난사 살인사건 1주년을 맞아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학교에 총기를 소지하고 출근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찰이나 사법기관 근무 경력이 없는 일부 교사들과 교직원들에게 총격훈련 후 권총 소지를 허용하는 법안을 상정해 총기 소유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1년 만의 최대 진전이라고 의원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 해 총기난사 사건은 3월 27일 오전 내슈빌에 위치한 기독교계 사립 초등학교 커버넌트 스쿨에서 발생해 이 학교 학생인 9살 어린이 3명과 60대 교직원 3명이 숨졌다. 총격범 오드리 헤일(28)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번 주의회 상원에서 공화당의원들이 발의한 총기소유 허가 안건은 방청석에서 항의의 고함소리와 반대 구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통과되었다. 방청석의 항의 시위는 장내에서 조용히 해 달라는 지시를 어긴 이유로 결국 방청객들이 모두 퇴장 당하면서 끝이났다.
상원에서 찬성 26대 반대 5 표로 통과된 법안은 이제 하원에서 투표에 부쳐진다. 이 법안에 따르면 학교 행정책임자들과 경찰 이외에 어떤 교직원이 총을 가지고 다니는지는 공개가 금지된다. 학생들은 물론, 다른 교사들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
또한 교직원 가운데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데 대해서는 학교장과 지역 교육청, 현지 경찰이나 수사기관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법안에 대해 민주당의 런던 라마르 주 상원의원은 8개월 된 아들을 안은 채 “너무 화가 난다. 이 법안으로 내 아기가 오히려 위험에 처했다. 이건 위험한 법이고 교사들도 원치 않는 법이다. 아무도 이런 법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랜디 맥놀리 상원의장(공화당)은 방청석의 항의 시위대에게 조용히 하라고 여러 차례 주의를 줘도 응하지 않자 이들을 모두 쫓아내기 위해 15분간 휴회를 한 뒤 다시 법안 토론에 들어갔다.
시위대는 여전히 ” 침묵할 수 없다. 총기 폭력을 중지시켜라” “아이들을 죽이지 말고, 그 법안을 죽여라”등의 고함을 계속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에도 극히 일부만이 이번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 대부분은 교사가 무장을 할 필요가 없으며 실제 총격 사건이 났을 때 총기를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특히 경찰력이 부족한 농촌 지역이나 외딴 지역에서만 사용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켄 예이거 공화당 주 상원의원은 “이제 이 법안의 현실성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이 법은 학생을 총격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학교에 난입해서 아무나 마구 죽이려 드는 실제 총격범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권총 소지를 원하는 교직원은 우선 총기 휴대 허가증을 신청해서 취득한 뒤 학교장과 지역 경찰의 허가증을 받고 신원확인을 마친 뒤에 40시간의 총격 훈련을 이수하면 된다.
이 날 방청석에는 코베넌트 학교의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법안에 항의하기 위해 참석했다.
그 중 한명인 메리 조이스는 ” 엄마로서 정말 너무도 실망스럽다. 오늘 이곳의 법안 제정을 보면서, 이보다는 훨씬 나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실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총기규제의 해제나 완화를 위해 노력해 왔던 테네시주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입법이 2021년에 통과시킨 권총 소지에 관한 법령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킨 큰 승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최근에는 의회내 특위에서 주 정부를 향해 허가가 아예 필요없이 장총과 소총을 포함한 모든 총기를 휴대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시도했다가 좌절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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