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인간 뇌의 크기도 작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각) BBC 방송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 뇌가 작아진 것에 관한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 현대인의 뇌가 10만 년 전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보다 약 13% 작아진 이유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BBC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침팬지와 공통 조상을 공유한 이후 600만 년 동안 4배 가까이 커졌다. 그러나 현대 인류가 등장하면서 역전됐다.
우리 종의 평균 뇌 크기는 지난 10만 년 동안 지속해서 줄었다. 현대인의 두개골은 마지막 빙하기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보다 평균 12.7%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 모건 스티벨 캘리포니아 자연사 박물관의 인지 과학자는 이 같은 뇌 소형화 현상이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지난 5만 년 동안의 호모 사피엔스 두개골 298개를 분석한 결과,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이후 1만7000년 동안 인간의 두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기후 기록과 인간 뇌 크기를 대조, 뇌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지구 온난화 기간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는 몸무게의 약 2%에 불과하지만 휴식 중 대사 에너지의 20% 이상을 소비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큰 기관이다. 뇌가 작을수록 열을 더 잘 발산할 수 있어 크기가 작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티벨은 “요즘은 더우면 티셔츠를 입고 수영장에 뛰어들거나 에어컨을 틀 수 있지만, 1만5000년 전에는 이런 선택지가 없었다”며 “이는 오늘날 급속한 온난화로 인해 뇌가 더 작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