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햇볕 보기가 힘든 날씨가 지속되다가 모처럼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길래 오랫 만에 대학 동창과 점심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다. 뜨끈뜨끈한 찌개 국물을 들이키며 근황 토크가 이어지다가 운전 얘기가 나왔다. 토렌스 지역에서 엘에이 한인타운까지 지겨운 트래픽을 뚫고 출근하는 친구이다.
“나는 운전할 때, 바로 앞 차가 그 앞에 차와 간격을 유달리 길게 하거나, 천천히 운전하는 차 뒤에서 운전 하다 보면 짜증이 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올라서 클락숀을 누르게 되더라구. 너무 답답해서 미치겠더라. 모든 차가 체증 때문에 천천히 가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바로 앞 차가 그러면 화가 치밀어 올라”;
‘그런가 보다 하고 차선을 바꿔서 가면 되지, 저 조급함과 화가 쉽게 올라오는 것은 분명 오장육부 중 간의 기가 소통이 안되거나, 불필요한 열이 생겨서 일텐데..’ 라고 생각하며 식사를 끝내고, 커피 한 잔 하며 친구의 손목 맥을 잡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간장맥이 유달리 긴장되었고 간열이 올라온 것이 감지된다. 그래서 오장육부와 감정과의 관계를 설명해줬다.
지나친 화를 내는 감정은 간장과 쓸개의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데, 간과 쓸개의 기능이 떨어지면 쉽게 짜증이 나거나 욱하고 화가 급작스럽게 치밀어 올라오고, 그 짜증이나 화가 가라 앉는 데는 오히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또,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이루어 진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만들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청소한다. 결국 간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좋은 콜레스테롤이 적거나,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의 찌꺼기가 체내에 쌓이게 된다. 그 찌꺼기 때문에 혈압도 올라가게 된다. 가끔 채식주의자들에게서 콜레스테롤 문제가 생기는 것도 간기능의 저하에서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간기능을 망가뜨리는, 또는 간을 피곤하게 만드는, 간의 해독력을 저하시키는 원인들은 무엇일까?
첫째, 수면 부족이다. 하루 6시간 이상을 내리 못자는 것이다. 간이 자는 동안에 인체 전체의 혈관을 해독하는데 평균 6시간이 걸리는데, 6시간을 못자면 해독하다 말고 잠에서 깨게 되어 찌꺼기가 아직 체내에 머물게 된다.
두번째는 상식으로 알고 있는 술 담배이다. 알콜과 니코틴 등은 간이 해독해야 할 우선순위에서 늘 상위에 있어서 인체에 들어오자마자 급하게 해독해야 하는 물질이라 간이 피곤하게 된다.
세번째는 매운 음식이다. 간열이 있을 때, 매운 음식은 열을 추가시켜 더 열나게 한다.
네번째는 저녁에 바싹 구운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다. 바싹 구운 고기는 간이 완전 해독하는데 평균 3일이 걸린다. 3일 동안 산성가스가 발생하여 간이 해독해야 할 일을 더 만든다.
다섯째는 각종 화학성분이 들어간 음식이나 영양보조제 등이다. 화학 비료나 살충제로 키워진 야채나 항생제나 화학 성장호르몬으로 키워진 가축들, 영양보조제에 들어간 화학 합성물질들을 간이 해독을 해야 해서 피곤하게 만든다.
여섯째는 스트레스이다. ‘열받아, 열받아’ 하는 말이 간열을 말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안받을 수 없지만 몸에 쌓아 놓지는 말아야 한다.
친구는 요즘 저녁 식사 때 마다 반주로 술을 매일 마시고,(건강에 좋은 와인을 매일 1병씩 마신다고 자랑까지 한다) 구운 육류 섭취도 즐기고, 야식도 먹고, 일에 스트레스까지 겹쳐서 맥에서 나타나듯 간손상이 벌써 생겨버렸다.
이렇게 쉽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간기능을 조절하는 치료를 받아야 겠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항진된 간열을 조금 가라앉히는 방법이 있다.
호흡과 귀를 만지는 것이다. 숨을 뱉어내는 날숨을 5초 이상 길게 하여 10회 이상 반복하면 부교감신경이 자극되어 열이 내리면서 안정 모드로 전환하게 된다. 이 호흡을 하기 전에 혈압을 재고, 10회 이상의 긴 날숨을 하고 혈압을 재면 올라갔던 수치가 5~8이상 떨어지게 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또 하나는 귀를 1분 이상 만지작 거리는 것이다. 귀에는 부교감신경이 몰려 있어서 만질수록 안정을 시킨다. 평소에 이 두 가지를 자주 하여 스트레스와 안 좋은 음식으로 야기된 간열을 스스로 조절해서 이마에 찡그린 세로 주름보다 입가에 미소로 생긴 이쁜 주름을 만들어 보자.
<제이슨 오 밸런스 앤 하모니 베버리 힐스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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