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눈이 빨갛게 충혈된 상태로 늘 피곤하고, 머리가 맑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지며, 자러 누워서 잠이 들 때까지 한 시간 이상이 걸릴 뿐만 아니라 자면서 여러 번 깬다는 40대 후반의 남자분이 방문하셨다. 맥진을 해보니 심장박동이 빠르고, 위기능이 약하고, 간열이 올라 오는 등 상기된 맥들이 촉진된다.
여러 진단 결과는 만성 불면이 주 증상으로 나온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하는 건강의 가장 기본 3가지 조건에서 잠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 남자분은 청년기에는 평균 4시간씩 자며 생활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간과할 수 있는 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드렸다.
사람은 일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며 보낸다.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평생 23만3600시간을 잠들어 있는 셈이다. 또한, 수면 시간은 성인기 초기에 급격히 줄다가 중년기에 감소 속도가 느려진 후, 나이가 들면 다시 증가했다.
수면 시간= 성인기 급감 →중년기 감소 →노년기 증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잤다. 수면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시기는 19~33세인 성인기 초기로 19세 때 여성 약 7.4시간, 남성 7.3시간이었던 수면 시간은 35세가 되면 각각 7시간, 6.8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성인기 중반(34~53세)에는 수면 시간이 계속해서 느리게 감소하다 50세가 되면 평균적으로 여성 6.9시간, 남성 6.8시간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성인기 후반인 54세부터 역전된다. 수면 시간은 약 70세가 될 때까지 증가해 7시간 정도에 이르는데 이는 남성의 경우 30세, 여성의 경우 25세 때 수면 시간과 같다.
노년기의 수면 시간은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만 이 관계는 U자형 곡선 형태를 띠었다. 즉, 하룻밤에 7시간을 자는 사람들이 공간 탐색 능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으며, 5시간을 자는 사람들은 현저하게 저하된 성과를 보였다. 그리고 10시간 자는 사람들은 훨씬 더 나쁜 성과를 냈다. 이 23만여시간 동안 사람은 잠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제일 중요한 기능은 뇌 청소이다. 하루 종일 사용했던 뇌에, 쌓인 부산물들을 청소하며 Refresh 시킨다. 그리고 나머지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고, 새로운 하루를 보낼 에너지를 얻는다. 흔히 ‘꿈을 꾸는 단계’로 알려진 렘수면을 통해 기억력을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해소 꿈을 꾸며 정신적 욕구도 해결하고, 호르몬 균형이 맞춰지며 비만,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왕성한 사회 활동과 성공을 위해서라도 ‘꿀잠’은 필수다.
반대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
뇌에 노폐물 쌓여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 중풍 등에 쉽게 당하게 되고, 면역력 저하로 박테리아, 바이러스들이 활개를 치게 되어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지만,특히 대장암 발생률을 높인다.
또, 자는 동안 혈관청소를 못하여 만성피로, 식욕증가, 통증, 만성염증, 신경예민, 우울증, 불안,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하루 6시간을 채 자지 못하는 사람은 적정 수면시간(7~9시간)을 지키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21%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면증,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 등 수면장애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불면의 주 원인은 자기 전에 심장이 미처 안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 원인은 아주 여러가지이므로 그 원인을 찾는 전문의사를 찾아 원인치료를 해야지 수면만 유도하는 수면제 약으로 잠을 억지로 재우는 치료는 응급처치라고 볼 수 있다.
불면을 개선하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족욕이다. 두 발을 섭씨 42도 정도 되는 따끈한 물에 15분만 담그는 것이다. 발 주위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켜 심장으로 피를 원활히 보낼 수 있게하여, 머리에 몰려 있는 피를 복부쪽으로 내려 머리를 멍하게 하여 잠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
두번째는 배에 핫팩을 30분 정도 올려 놓는 것이다. 역시 머리에 피를 내리는 효과와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안정을 취하게 하는 효과로 잠이 쉽게 들게 한다.
그 외 안정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카모마일 차, 한약재인 용안육과 산조인 볶은 것을 차로 만들어 마셔도 잠이 빨리 드는데 큰 도음이 된다.
그리고 잘 때는 빛과 소리 있다면 세포들이 계속 반응을 해야 해서 잠에 오히려 방해가 되니 빛과 소리는 차단되어야 한다.
그리고 새벽 1시 이후에 잠이 들면 디톡스 시간이 줄어 들며, 콩팥기능까지 약화되니 새벽 1시 전에는 잠이 들어야 한다. 또한, 수면 자세는 똑바로 눕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새우잠 형태가 되면 입을 벌려 수면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척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듯 건강의 흑역사는 밤에 이루어지니까 잘 자서 상쾌히 아침을 맞는 생활습관으로 삶이 윤택해지도록 해야겠다.
<제이슨 오 밸런스 앤 하모니 베버리 힐스 한의원장>
이전 칼럼 [제이슨 오 건강칼럼] 쉽게 화가 난다면 간을 의심하라
이전 칼럼 [제이슨 오 건강칼럼] 위장 사용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