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한 미군기지를 포함해 독일, 일본 등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 캠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릿 저널은 21일 미 국방부가 한국, 일본, 독일, 바레인, 이탈리아, 코소보 등 해외 미군기지에도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국방부는 미 국내에서는 버지니아 포트 피켓, 인디애나 캠프 에터베리, 캘리포니아 캠프 헌터 리겟 등 3개 미군기지에도 아프간 난민 캠프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 등 해외미군기지들까지 아프간 난민 수용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현재 아프간 난민들이 수용되어 있는 독일과 카타르, 바레인 미군기지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와 터키 등이 국경을 봉쇄하는 등 아프간 난민 유입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어 해외 주둔 미군 기지가 검토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릿저널의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주한미군 리 피터스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는 아프칸 난민들을 위한 해외 수용시설 선정을 담당하는 국무부에 교통수단, 주거 시설, 의료,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한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임무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만약 임무수행 지시가 내려지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과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 국무부, 미 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로서는 지시를 받은 바 없으나 미 국방부의 지시가 있을 경우 주한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 언론은 주한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 캠프가 설치가 결정되면 평택 미군기지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 평택 주민들과 관계기관이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주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넘어가면서 지난 일주일간 카불에서 대피시킨 인원은 미국인 2500명을 포함해 1만 7,000여명에 달하며 지난 24시간 동안 3,800여명을 항공기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아직까지 아프간에서 탈출시키지 못한 미군 조력자와 그 가족 그리고 남은 미국인 탈출을 위해 민간 항공사들을 대거 동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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