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북간 군사협력과 조약 체결 등 군사동맹에 준하는 밀착에 대해 ‘무모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맞서는 방안으로 ‘압도적인 힘을 통한 단결’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최의 ‘퍼블릭 포럼’ 인도태평양 세션에 연사 초청돼 무대에 섰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러북 밀착에 대해 “무력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옹호하는 세력들 간의 결탁은 곧 자유세계가 구축해 놓은 평화와 번영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공짜로 주어지는 자유와 번영은 결코 없다”며 “강압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를 차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동맹과 우방국들이 압도적인 힘을 갖추고 단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실패를 넘어 더 큰 고통으로 귀결될 것임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그리고 나토 회원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인 군사 경제 협력을 무력화하고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나토와의 협력과 글로벌 중추국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은 대한민국과 나토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줬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 포괄적인 지원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 평화, 번영의 3대 비전과 포용, 신뢰, 호혜의 3대 협력 원칙을 담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근간으로 동맹, 우방국들의 손을 굳게 잡고 인도태평양과 대서양의 평화와 번영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평화롭게 번영하는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를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먼저 러-북 동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한국 대외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미사일과 포탄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화시킬 것”이라며 “또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군사기술과 경제지원은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 평화를 위협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개로 한 러-북 협력은 각자 시급한 필요에 따라 편의적으로 결탁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북한이 무기고 역할을 수행하며 반미 반서방 노선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라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로 받는 군사기술과 에너지를 통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피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불법적인 러-북 군사 경제 협력을 차단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체제, 나토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제공 중인 포괄적 지원 패키지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기반해 안보 재건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의 미중관계, 그리고 한국의 대(對)중국 정책 지향점에 대한 질문에 “미중 간 경쟁은 소위 전략경쟁으로 첨단과학기술, 하이브리드, 다양한 미디어와 가짜뉴스 공세 대응, 이런 것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회색지대 경쟁”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과 오랜기간 상당한 규모의 교역과 통상을 해왔지만 분명히 체제는 다르다”며 “중국과 전략적으로 소통하면서 상호존중과 호혜라는 원칙에 입각해 양국관계를 만들어가는 한편, 역내 평화 안보와 글로벌 공동의 아젠다를 중국과 함께 해나갈 수 있도록 한중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인태 전략이 공급망 구축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한국의 발전 경험을 인태지역 국가들과 공유하즌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제조 산업 역량과 인재풀을 통해서 인태국가들과의 실질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는 다자 플랫폼을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