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자분이 코를 훌쩍거리며 방문하셨다. 여름 오뉴월에 감기 걸렸다며 재채기까지 하신다. 몸살 기운도 있고 피곤하기만 하다며 해결해 달라 하신다.
‘오뉴월의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는 속담이 있을진 데. 맥진 등으로 살펴보니 아무래도 에어컨 병인 것 같아 해당하는 증상들을 얘기하니, 아니나 다를까
지난 주에 라스베가스를 방문했었는데 120도를 육박해서 찬 음료에 찬 음식, 차에서 에어컨을 최대로 하여 얼굴에 직접 쐬기를 자주 하셨다 하신다. 에어컨 병에 걸리신 것이다.
에어컨 병은 감기 증상과 거의 흡사하므로 감기와 같이 관리 해야 한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여름에 너무 서늘하게 지내려고 해서 차가운 기운에 감촉되어 질병이 발생한다고 했으니 옛날부터 이미 냉방을 과하게 하다가 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냉방병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증상들의 원인은 다양한데, 첫째, 잦고 심한 기온차 때문에 면역력 및 신진대사의 저하되는 경우이다. 과도한 열 스트레스와 저온
스트레스의 반복으로 인해 신체가 지치게 된다.
두번째는 레지오넬라증, 환기 부족 때문에 실내에 축적된 병원균 및 오염 물질이 생기는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셋째는 선풍기에 익숙한 사람이 에어컨을 장시간 쐬어도 증상이 일어난다. 주로 오는 증세는 심한 두통이나, 메스꺼움, 설사 혹은 변비, 무기력증, 근육통 , 발열, 인후염, 코 막힘, 피로감 등이 있다. 주로 50대 이상인 고령층은 자연풍에 익숙하다가 선풍기를 쐬도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에어컨 바람을 쐬면 뼈가 시리다며 에어컨을 기피하는 경우도 제법 찾아볼 수 있다.
재향군인회병이라고 번역되기도 하는 레지오넬라증(legionellosis, Legionnaires Disease)을 냉방병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는데, 레지오넬라증과 냉방병은 많이 다르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가 원인인 병으로 우리가 아는 냉방병과 달리 치명적인 병이다. 외국어로 이 레지오넬라증을 냉방병이라 번역해 의사소통하면 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둘의 차이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레지오넬라증의 사망률을 대략 10% 내외로 보고 있다. 결국 에어컨 병은 극명한 온도 차이가 반복됨으로서 이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병이라 할 수있다.
온도 차이가 섭씨 8도, 화씨 35도 이내로 환경을 조성해야 인체가 온도차이에 부담없이 적응할 수 있다. 일단 이러한 증상들이 여름에 나타난다면, 차 내에서 에어컨의 바람 방향을 내 몸에 직접 닫지 않게 조절을 해야 하고, 실내에 사무실이나 식당에서도 에어컨 바람 방향을 파악하여 피해서 자리를 잡든 지, 방향을 조절하든 지 해야 한다.
또 뜨거운 외부 온도에 노출 되어 있다가 에어컨이 빵빵하게 작동되고 있는 실내나 버스, 지하철 등에 들어갈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여 급작스런 온도변화를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집에서는 생강꿀차나 쌍화차로 속을 데우고, 윗등에 핫팩을 30분 이상을 하여 몸 안에 들어온 냉기를 몰아내는 것이 좋다.
남은 여름 기간에, 개도 안 걸린다는 감기나 에어컨병으로 고생하지 말고 슬기롭고 힘차게 지내야겠다.
<제이슨 오 밸런스 앤 하모니 베버리 힐스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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