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화이자 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높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심근염 부작용 발생 역시 더 많다는 보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모더나 백신의 주성분 함량이 화이자 보다 많고 접종 간격이 더 긴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 벨기에 주요 종합병원에서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보다 2배 이상의 항체를 생성했다고 보도했다.
모더나 백신 접종자들의 평균 항체 보유량은 1㎖당 2881유닛으로, 화이자의 1㎖당 1108유닛보다 많았다.
앞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선 모더나가 화이자 보다 델타 변이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헬스시스템 연구진은 최근 미네소타주 5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델타 변이가 대규모로 확산한 7월, 모더나 백신의 예방 효과는 76%로 나타나 화이자 백신(42%)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7월 모더나의 예방효과는 올 초와 비교해 86%에서 76%로 감소했다. 화이자는 76%에서 42%로 떨어졌다.
반면 부작용 면에선 모더나에 대한 우려가 더 높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보건당국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위험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더나 백신이 젊은 성인, 특히 30세 이하 남성에게 심근염을 발생시킬 위험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새 자료를 입수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캐나다 통계에 따르면 30세 이하 젊은 남성의 경우 모더나 백신 접종자가 화이자 접종자보다 높은 심근염 부작용 빈도를 보였다. 심근염·심낭염(심장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은 mRNA 백신에서 나타나는 이상반응으로 거론된다. 미국 보건당국은 모더나 백신의 부작용 사례 통계를 검토해 미국에서도 같은 상황을 보이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 정보를 담은 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두 제품의 용량은 차이가 크다. 모더나는 1도즈에 주성분 100㎍(마이크로그램)을, 화이자는 30㎍을 담았다.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보다 고용량인 셈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항원이 많으면 항체도 많이 생겨 예방효과가 높아지는 반면 부작용 발생 위험 역시 높아진다”며 “최근에 모더나 백신의 예방효과가 화이자보다 오래 지속되고 심근염 발생 역시 화이자보다 많다는 보고들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임상에서 다양한 용량의 안전성·효능을 검증했는데 백신회사인 화이자가 그동안의 경험으로 안전성 측면에서 저용량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효능·부작용은 100㎍과 30㎍ 용량에 따른 차이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만 중증 및 사망 억제 효과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또 접종간격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화이자는 3주, 모더나는 4주 간격으로 접종하는데 보통 간격이 길수록 부스터샷 접종의 효과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오클리닉 연구에서 두 백신 모두 입원 예방효과가 어느 정도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구기간의 입원 예방효과는 모더나, 화이자 백신이 각 91.6%, 85%였고 7월 들어서도 모더나(81%)와 화이자(75%) 모두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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