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센강에서 경기 후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돼 센강의 수질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파리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나선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29)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여 차례 구토했다.
타일러는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땅을 바라본 채 구토했는데 이 모습이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선수가 구토하며 이상증세를 보인 것은 센강의 수질 문제 때문인지 극도의 피로감 때문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트라이애슬론은 신체적으로 격한 종목이라 선수들이 구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센강의 수질은 올림픽 개최 전부터 문제가 됐다. 파리시는 수질 악화로 1923년 이후로 센강 입수를 금지했다. 이후 100년 만에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을 계기로 센강 정화 사업을 벌였다.
파리시는 파리 시민들의 꿈인 센강 수영을 위해 하수 처리 시설 현대화 등 정화 사업에 2015년부터 15억유로(약 2조2129억원)가 넘는 돈을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개회식 날 폭우가 쏟아지면서 폐수가 센강에 흘러들어 수질이 악화했고, 지난달 30일로 예정된 남성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미뤄지기도 했다.
대회 직전 진행된 수질검사에서 대장균 등 세균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서면서 세계수영연맹 수질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마리암 카시야스는 자국 언론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대회 주최 측이 센강이 무대라는 이미지를 우선했고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의사이기도 한 카시야스는 “출전 선수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센강이 아닌 플랜 B가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세스 라이더 역시 “파리에 온 후 일부러 손을 씻지 않았다. 대장균에 익숙해지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손을 씻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센강에서는 오는 5일 트라이애슬론 혼성 경기, 오는 8일과 9일 마라톤 수영 경기가 열린다.
수영을 제외하고 사이클과 달리기 종목만 치르는 ‘듀애슬론 방식’으로 변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파리 외곽의 베르쉬르메르 해상경기장에서 마라톤 수영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