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가 지난해 급락해 애플은 물론 대만 TSMC에도 크게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의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퓨처브랜드(FutureBrand)’가 최근 발표한 ‘2021 글로벌 브랜드 톱 100’ 리스트에서 삼성 브랜드 가치는 13위를 기록해 지난 3위에서 10계단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애플과 인도의 릴라이언스그룹에 이어 3위를 차지했었다.
삼성이 퓨처브랜드가 매 2년마다 실시하는 조사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 삼성은 5위를 기록한 이후 2016년 3위, 2018년 9위, 2020년 3위 등 매년 ‘톱10’에 올랐다.
퓨처브랜드는 이번 조사에서 삼성이 ‘앞으로 나아갈 것(Moving Ahead)’이란 전망이 이전 조사의 70%에서 69%로 하락했으며, 성장 가능성이 ‘제자리 수준(Standing Still)’일 것이라는 답변은 27%로 이전이ㅡ 24%에서 3%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과 경쟁하고 있는 TSMC는 6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올랐다.
TSMC는 지난해 25위에서 올해 6위로 오르며, 상위 10위 기업 중 순위 상승폭이 가장 컸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위였던 애플은 올해 ASML에 이어 2위, 게임업체인 텐센트의 최대주주 프로서스는 3위를 기록했다. 우랑예(24위), 소니(27위), 메이투안(32위), 소프트뱅크(79위) 등이 올해 1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했다.
‘톱 10’에 올랐다가 순위가 크게 떨어진 기업은 엔비디아(4위→22위), 나이키(6위→33위), 페이팔(9위→42위) 등이었고, 순위가 많이 상승한 곳은 91위에서 63계단 상승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였다.
올해 ‘100대 기업’ 명단에 새롭게 오른 곳으로는 우랑예(24위), 소니(27위), 메이투안(32위), 소프트뱅크(79위) 등 일본과 중국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발표된 이번 순위는 예년보다 변동 폭이 컸다. 세계적 브랜드들이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나이키와 넷플릭스는 각각 27계단, 24계단 하락하며 33위, 34위에 그쳤다. 20~30위권이던 로레알과 스타벅스 등도 40위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 브랜드 가치가 급락한 것은 예견했던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 및 수감 사태로 삼성이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에도 삼성전자 기업평판 순위가 급락한 바 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