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76)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2022년 정-부통령 선거에 집권 여당 ‘PDP 라반’ 부통령 후보로 나선다고 밝혔다.
AP와 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PDP 라반이 이날 전당대회를 열어 자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헌법은 6년 임기의 대통령 중임을 금지하고 있으며 정부통령 선거를 따로 치른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통상 의례적인 역할을 하는 부통령에 관심을 두는 것은 권좌에 계속 머물러 국내외에서 제기될 우려가 있는 소송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상당하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 결심은 애국심에 따른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는 부통령 출마가 “이제까지 내가 노력한 걸 계속하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내가 지시를 내릴 수는 없게 될지 모르지만 도울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랜 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지만 그는 대통령 후보 지명을 거절했다.
고 상원의원은 “중요한 사실은 변화를 계속하기 위해 두테르테 대통령 같은 중량감을 가진 인물이 찾아야 한다”고 언명했다.
8일에는 경찰서장 출신인 판필로 락손(73) 상원의원이 대선 도전을 처음으로 표명했다. 부통령에는 비센테 소토 상원의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2004년 대선에 패한 적이 있는 락손 상원의원은 “나와 소토 상원의장는 합쳐서 80년 넘는 헌신적인 공직 실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선호하는 여론조사에서는 락손 상원의원은 하위권에 처졌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큰딸로 다바오 시장인 사라(43)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라는 아버지와는 다른 정당 소속이다. 그는 한동안 대통령 직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다가 요즘 들어 출마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사라는 여러 정치인에게서 대통령에 도전하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아직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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