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규제 칼날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교육업에 이어 최근 연예계로 향하고 있다. 이런 규제가 K팝에 영향을 미치면서 영향을 받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연예계 정화 운동으로 K팝이 타격을 받고, 그 영향을 이미 체감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진난 5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는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0여개에 대해 정지 조치를 했다. 30일간 정지되는 계정 대부분은 한국 아이돌 그룹 NCT, 엑소(EXO)와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을 응원하는 팬 계정이다.
웨이보는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계정 30일 정지와 함께 문제가 된 내용은 웨이보에서 삭제됐고 특히 BTS 멤버 지민의 팬클럽 계정은 중국 팬들이 거금을 모아 지민의 사진으로 뒤덮은 항공기를 띄운 일과 관련해 60일 정지 처분을 받았다.
K팝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중국 연예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정화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K팝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태국 출신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팬클럽은 지난달 31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시다시피 (당국의) 팬클럽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혔다”면서 “앞서 예상했듯이 많은 양의 앨범을 주문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려 유감”이라고 밝혔다.
10일 리사의 첫 싱글앨범 발매를 앞두고 당국에 규제에 따라 일인당 구매할 수 있는 앨범 수가 1개로 제한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SCMP는 “이 메시지는 정부의 단속 가운데 중국 내 K팝 팬덤 활동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 팬들이 K팝 스타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이 중단되면서 K팝 산업도 잠재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출신 트와이스 멤버 쯔위 팬클럽도 정부 당국으로부터 팬클럽 명칭을 바꾸라는 통보를 받았다. 즉 기존 명칭인 ‘TzuyBar'(쯔위바)에서 ‘Bar'(바)를 삭제하라고 지시받았다.
‘Bar’는 중국에서 특별한 주제나 예술을 기반으로 포럼을 의미한다. 당국은 팬클럽 이름에 이 단어가 들어간 것을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K팝 팬덤 문화에 대해 연구해 온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언론정보대학인 ‘위킴위스쿨’ 쑨메이청 연구원은 중국의 단속으로 K팝 음반 판매량,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횟수 등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내 앨범 판매량은 K팝 관련 연예회사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됐고, 한국 최대 음반 판매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에 따르면 K팝 앨범의 약 10%이상은 중국 팬들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쑨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화 캠페인은 팬들의 관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팬들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행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