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을 기록한 한국이 개를 태우는 끌차 이른바 ‘개모차’ 판매량이 급증한 데 대해 외신이 주목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에서 출생률이 낮아지면서 신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반려동물 수는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용 끌차 판매량이 유아차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은 신생아 수는 줄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개 개체 수는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매체는 G마켓 자료를 인용해 반려동물용 끌차 판매가 급증하며 2023년에 처음으로 유아차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유지됐다.
한국의 온라인 반려동물 상거래 플랫폼 ‘펫프렌즈’의 윤현신 대표는 “반려견 유모차 판매가 2019년 이후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급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에어버기의 특별 제작된 개모차는 약 1100달러(약 150만원)에 달함에도, 마치 고급 승용차를 선호하는 것처럼 환영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에서만 있는 건 아니다. WSJ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서 반려동물을 위해 화려하게 생일을 챙기고, 강아지 저택, 개인 비행기 여행 등을 제공해 반려동물을 응석받이 아이처럼 대한다고 전했다.
또 매체는 “한국은 국가 출산율이 0.72명에 달하는데 이는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한국에서 반려동물 동반 장소가 급증하는 것과 반대로 식당과 카페에 ‘어린이 금지 구역’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제2차 청년 ‘경청’ 콘서트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결혼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인구 통계학적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출생률 급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WSJ는 “젊은 세대에게 반려동물 대신 아이를 선택하라는 중앙정부의 호소에 반전은 한국 윤석열 대통령도 결혼해서 아이 없이 살고 있으며, 그도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자녀를 낳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매체는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 따라 20세~49세 사이의 한국 여성 2명 중 1명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며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는 이유로 경제적 제약을 꼽았다”고 전했다.
WSJ와 인터뷰에서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김보라(32) 씨는 “한국이 너무 경쟁이 치열하고 자녀 양육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아이가 있다면 지금처럼 반려견 살구를 돌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강승민(24) 씨는 “결혼보다는 내 반려견에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