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경쟁하듯 신무기 개발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선언 등 평화를 위한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무기 개발 경쟁은 이번 주 절정에 이르렀다. 북한이 먼저 경쟁에 불을 붙였다.
북한은 지난 1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발사된 장거리 순항 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간 개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제트엔진까지 확보했다고 과시했다. 아울러 북한은 ‘북한 순항미사일은 위협적이지 않다’는 한미 군 당국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거리를 한국과 일본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1500㎞까지 늘렸다.
그러자 한국이 반격에 나섰다. 한국군은 북한이 공을 들여온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에서 선수를 쳤다.
국방과학연구소는 15일 오후 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서욱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SLBM에 대한 잠수함 발사시험을 실시했다.
SLBM은 국내 기술로 건조한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됐으며 목표지점에 명중했다. 실제 잠수함 발사시험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이다. 북한은 아직 잠수함에서는 SLBM을 발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국방과학연구소는 이날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의 항공기 분리 시험,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출고일자 2021. 0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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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공개한 두 장의 조합 사진에 북한 모처에서 11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의 발사 모습이 보인다. 북한은 지난 주말 새로 개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한미일간 북핵 관련 회의가 예정된 즈음에 한반도 안보 정세에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1.09.13.
특히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이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13일 발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비행속도가 음속에 못 미치는 마하 0.57~0.58 수준으로 추정됐다. 반면 국방과학연구소가 이번에 개발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음속의 2배 수준으로 기존 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빨라 적 함정의 대응이 어려워지고 미사일의 생존성과 파괴력이 향상됐다.
이에 북한이 다시 응수했다.
북한은 1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올해 수차례 공개했던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은 변칙 기동을 통해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북한은 이날 미사일 사거리를 800㎞까지 늘렸다. 지난 3월25일 시험 발사 당시 사거리는 600㎞였다. 6개월 만에 사거리를 200㎞ 늘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군의 신형 탄도미사일인 현무-4를 견제하기 위해 사거리를 늘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 군이 발사 실험에 성공한 현무-4의 탄두 중량은 2t, 최대 사거리는 800㎞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3월에도 현무-4를 고려한 듯 개량형 이스칸데르의 탄두 중량을 2.5t으로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남북한이 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그간 한국의 무기 개발을 언급하며 이를 자신들의 무기 개발을 정당화해왔다.
아울러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SLBM 발사 현장을 찾은 점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북한은 이를 이유로 신무기 개발 속도를 높이는 한편 대남 비난을 이어가 남북관계 개선은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