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쇼군’이 에미상에서 새 역사를 썼다.
쇼군은 15일(현지시간) 미국 LA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총 18개 부문을 수상했다.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작품상 영예를 안았다. 사나다 히로유키와 사와이 안나는 일본 배우 중 처음으로 에미상 주연상을 차지했다. 사나다는 2022년 이정재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이 상을 받은 후 아시아계 배우 중 두번째이며, 사와이는 아시아계 최초다.
사나다는 “이 순간의 무게와 이 작품의 역사적 의미를 느꼈다”며 “우리가 세계와 진정으로 소통하는 일본 시대극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 드라마는 영국 선원 ‘존 블랙손'(코스모 자비스)이 일본에 상륙, 군주 ‘토라나가'(사나다 히로유키)와 통역가 ‘마리코'(사와이 안나)가 정치적 갈등을 겪는 이야기다.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미국 디즈니 계열 FX 채널에서 방송했다. 감독 등 스태프 대부분인 미국인이었으나, 주·조연, 단역 등 출연진 대부분 일본인이었다.
한국인이나 한국계 배우가 참여한 작품 수상은 불발됐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로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에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박 감독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기획·연출·각본 등 제작을 총괄했으며, 다우니 주니어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하원의원, 영화감독, 교육자 등 총 1인 4역을 열연했다. 이 상은 ‘파고’의 러몬 모리스가 차지했다.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는 애플TV+ ‘더 모닝 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에 도전했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비욘드 유토피아’도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부문 후보에 오르는 데 그쳤다. 북한과 탈북을 소재로 했으며, 지난해 제39회 선댄스 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관객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