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 공룡들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면 폐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후보에 우호적인 석유업계는 당초 2022년 법이 의회를 통과할 때 IRA 제정에 반대했었지만, 자사의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도 정부 지원을 받게 되면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재선에 성공하면 석유 시추 등 에너지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IRA와 반도체법(칩스법)을 폐기 또는 축소하겠다고 공언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공기 중 탄소 포집 기술 관련 회사의 대규모 투자에 세금 공제 규정이 유지돼야 한다고 트럼프 후보를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텍사스 서부 지역에 13억 달러(1조 7500억원) 규모의 탄소 포집 공장을 짓고 있으며, 향후 수십 개를 더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엑손모빌과 셰브론도 탄소 포집, 수소, 바이오연료 등 다른 저탄소 기술에 300억 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기술은 사실상 IRA 세금 공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석유·천연가스 대기업 필립스66도 자사 사업을 위해 IRA의 세제 혜택이 중요하다고 의회에 밝혔다.
마크 래시어 필립스66 CEO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IRA 일부 요소는 없애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된다”며 “업계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