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WS) 마운드에 서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WS가 시작하기 전 오타니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을 것이라 못 박았다.
다저스는 25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7전4선승제의 WS를 치른다. WS 1차전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다.
MLB닷컴 보도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WS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오타니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은 로버츠 감독은 “어느 상황이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답한 뒤 “질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8년 MLB에 입성해 ‘투타 겸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타니는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전 소속팀인 LA 에인절스에서 줄곧 투타 겸업을 하던 오타니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고, 다저스와 계약 첫 해인 올해 타자로만 뛰었다.
타자에 전념한 오타니는 MLB 역사를 새로 썼다. 54홈런, 59도루를 기록해 MLB 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써냈다.
오타니는 올해 정규시즌에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6의 성적을 거뒀다. 내셔널리그 홈런, 타점, OPS 1위를 휩쓸었고, 타율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타자로만 뛰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오타니가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투수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내년 시즌부터 투타 겸업 재개를 노리는 오타니는 정규시즌 중 팔꿈치 재활을 이어왔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불펜 투구를 하며 시속 150㎞에 이르는 공을 뿌리기도 했다.
오타니는 MLB 정규시즌 경기에 투수로 통산 86경기에 등판,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작성했다. 2022년에는 투타 겸업을 하면서도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다저스의 마운드 사정이 녹록치 않아 투수로서도 능력이 출중한 오타니가 ‘깜짝 등판’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즌 내내 투구를 하지 않은 만큼 선발 투수로 등판해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어렵지만, 불펜 투수로는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MLB에서는 선발 투수로만 뛰었지만, 불펜 투수로 나선 경험도 있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일본 대표팀으로 나선 오타니는 미국과의 결승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팀의 우승을 결정짓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WS에서 아직 재활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오타니를 투수로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포스트시즌에 투수로 공을 던지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지명타자로만 뛰었던 오타니가 WS에서 외야수로 뛸 가능성에 대해서도 로버츠 감독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타니는 자신이 꿈꾸던 WS 무대에서 타격에만 전념한다. 그는 “특별한 경기고, 처음 나서는 WS다. 냉정하게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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