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 유명 방송 진행자가 한인과 한국인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하고 있어 아시아계 민권단체들이 그의 징계와 방송퇴출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LA 지역 아시아계 단체들은 LA 지역 라디오 방송 KFI-AM 640의 토크쇼 진행자 빌 핸델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공개요구했다.
아시아계 언론인 협회 LA 지부, 아시아계를 위한 미디어 행동 네트워크(MANAA) 등 아시아계 단체들은 KFI 방송에 대해 핸델의 무급 정직과 공식적인 사과, 그리고 사회봉사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MANAA에 따르면 핸델은 방송 중에 ‘중국인과 한국인이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해왔다.
지난 5월 21일 방송에서 안락사를 막기 위해 유기견 입양을 촉구하는 대담을 진행하던 핸델은 돌연 한국인을 언급하며 비난의 촛점을 한국인에 맞췄다. 그는 “한국인들은 안락사를 하면 안 된다”며 또 다시 한국에서의 개고기 취급 식당을 언급했다.
또 지난 8월 8일 ‘하우 투 머니’ 진행자 조엘 라스가드와 대담을 하던 핸댈은 “네, 영어도 못 하고 완전히, 완전히 무례한 관광객을 호스트 하고 싶겠죠. 그런 사람들은 정말 싫어요. 더 이상 불쾌한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고는 재빨리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아이티 이민자들이 애완동물을 잡아먹는다고 거짓 비난한 사건이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었던 지난 9월 방송에서 핸댈은 럼프와 밴스 후보의 주장을 맹렬히 비난하면서도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화제를 돌렸다.
핸델은 자신의 SNS에 “저는 개고기 수프 레시피를 인스타그램(@BillHandelShow)에 올리고 있는데, 개고기 수프와 사천식 고양이 볶음 요리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개와 고양이를 요리하는 방법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은 한국어와 중국어로 된 아이티의 개와 고양이를 위한 레시피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누구든지 정보를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MANAA는 헨델이 레시피를 올린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며칠 후 그는 “꼭 미국은 아니지만 개와 고양이를 제공하는 식당이 여전히 있다”며 “개와 고양이 식당이 있는 인종과 국가(한국, 중국)의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주장하면서도 숨을 내쉬며 한국과 중국을 조용하게 거론했다.
핸델의 한국인 조롱은 10월에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3일 에이미 킹과 닐 사베드라가 잭 조키넨의 동화책 ‘크리스마스를 위한 유기견’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에서: 수지는 어떻게 입양되었는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던 핸델은 ‘한국어 번역본이 있느냐’고 물은 후 ‘케첩을 너무 많이 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KFI와 아이하트미디어 경영진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KFI-AM 640과 같은 방송국이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무시하는 경우, 방송국 관리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정관념에 의존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은 이미 반아시아계 사건과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아시안 커뮤니티를 잠재적으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핸댈은 지난 1996년에도 아시아계 피겨 스케이터의 성공과 관련하여 불쾌감을 주는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해 사과하는 등 아시아계 특히 한인과 한국인에 대해 뼈 속 깊은 반감과 혐오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추지 않아왔던 대표적인 반아시아계 성향의 인종혐오 방송 진행자로 꼽힌다.
또 2011년 법률 상담 코노에서는 한국인 집주인과 분쟁이 있다는 필리핀 세입자의 고민을 듣고 “개고기를 요리해주면 모를까 한국사람들은 필리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한국인 집주인들은 세입자 처지에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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