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북핵 위협과 경제난 속 한국의 리더십 위기가 심화됐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평가했다.
27일 뉴욕타임스(NYT)는 “2주도 안 돼 국가 원수가 두 번째로 축출되면서 한국의 정치적 공백이 장기화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국에서 임시 지도자가 탄핵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 핵 위협과 국내 경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의 정부와 군을 책임질 강력한 선출직 지도자가 계속 부재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기업과 소비자 신뢰도가 낮아지고,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고도 조명했다. 특히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약한 통화 중 하나인 원화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정희옥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메일 논평에서 “한국의 정치적 불안 장기화와 악화 가능성을 전 세계에 시사하고 있다”며 “한국이 지금까지 쌓아온 외교 및 경제적 위상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학과 교수도 “민주주의 본질은 상대방에 대한 상호 존중”이라며 “정치가 더욱 양극화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새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역시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라며 “북핵 위협 증가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와 같은 도전에 직면한 한국을 실질적인 정치적 무게감 없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가결을 보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계엄령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으로 촉발된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 탄핵으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제적 이미지도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CNN도 한 권한대행 탄핵을 긴급 타전하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앞이 보이지 않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평가했다.
국회는 27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주도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한 권한대행의 직무는 같은 날 오후 5시19분 부로 정지됐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파탄 안보 위기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