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주목한 한국의 남성혐오, 젠더 갈등
CNN이 2일 한국에서 수년째 격화되고 있는 젠더 갈등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한국 기업들은 왜 손 제스처때문에 위기에 몰렸나”( Why a hand gesture has South Korean companies on edge)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남성 혐오 문제에 대한 논란과 극한 갈등이 표출 중인 ‘젠더 전쟁'(gender war) 상태를 보도했다.
CNN은 한국에서 성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는 화난 젊은이들과 페미니스트들이 수년간 한국에서 젠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로인해 최소 12개의 기업 브랜드와 단체들이 남성혐오 상징으로 인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고 전했다.
일부 단체와 기업들은 남성 고객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CNN에 따르면 5월 이후 20개 이상의 브랜드와 정부 기관이 압력을 가한 후 일부 제품에서 페미니스트 상징으로 간주되는 것을 제거했고 이들 브랜드나 단체 중 최소 12곳은 남성 고객을 달래기 위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국에서 반(反)페미니즘은 수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정서가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국 마케팅 및 리서치 기업 한국리서치는 5월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7% 이상, 30대 남성의 73% 이상이 “페미니스트나 페미니즘에 혐오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3,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중 절반은 남성이었다.
기업들이 제품을 수정하라는 압력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젠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에서 이러한 반페미니스트들이 영향력을 얻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 격차가 단연 가장 크다. 그리고 OECD 평균이 거의 27%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여 미국 상장 기업의 이사 중 약 5%가 여성이다.
수상한 소시지 논란
남성혐오 상징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5월 단순한 캠핑 광고에서부터 시작됐다.
한국 최대 편의점 체인 중 하나인 GS25는 그 달에 고객이 앱에서 캠핑 음식을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광고를 내놓았고 보상으로 무료 품목을 약속하는 포스터였다.
광고에는 소시지를 꼬집는 듯한 검지와 엄지손가락이 등장했다.
제품을 가리지 않고 물건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광고에서 손가락 꼬집음 모티브가 자주 사용됐다.
그러나 남성혐오 비판자들은 그 수신호에서 다른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 상징이 현재 없어진 페미니스트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갈리아(Megalia)가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기 위해 채택한 2015년 손가락 꼬집기 모티브의 사용을 추적하는 페미니스트 동정을 위한 코드라고 비난하고 나섰던 것.
Megalia는 이후 폐쇄되었지만 로고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GS25는 포스터에서 손 기호를 제거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고 다른 페미니스트 단서를 찾기 위해 광고를 트롤링하기 시작, 한 사람은 포스터에 등장하는 각 단어의 마지막 글자인 ‘감성 캠핑 필수 아이템’을 거꾸로 읽을 때 ‘메갈리아’의 줄임말인 ‘메갈’이라고 지적했다.
GS25는 포스터에서 텍스트를 제거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았다. 한국의 페미니스트 학자 단체의 로고로 달이 사용되기 때문에 포스터의 배경에 있는 달도 페미니스트의 상징이라는 설이 있다.
포스터를 여러 번 수정한 끝에 GS는 캠페인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결국 전체를 철회했습니다. 회사는 사과하고 더 나은 편집 프로세스를 약속해야 했다. 또 광고담당 스태프를 질책하고 마케팅팀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 아크’ 게임에서 검지와 엄지손가락이 거의 닿을 듯이 가깝게 보이는 아이콘이 논란이 됐다.
CNN은 게임 플레이어가 숨어 있는 “공격적인” 손 제스처를 알아차리는 데 3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플레이어가 “Lost Ark”에서 아바타를 웃게 만들거나 말을 하거나 “OK” 표시를 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무해하게 보일 수 있는 제스처가 있는 아이콘으로 보였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이 제스처가 남성에 대한 성차별적 모욕이라고 주장하며 삭제를 요구했다.
“로스트아크”의 제작사이자 한국 최대의 비디오 게임 개발사 중 하나인 스마일게이트는 삭제 요청에 신속하게 응했고 회사는 게임에서 아이콘을 제거하고 제품에서 “게임과 관련 없는 논쟁”을 단속하는 데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해야 했다.
7월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커피의 한국 내 유통·판매를 담당하는 동서식품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홍보 이미지가 남성 혐오를 뜻한다는 일부 네티즌의 항의를 받기도했다.
이 이미지에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벌린 그림자가 들어있다.
경기 평택시가 공모전 홍보 포스터에 남성 혐오 손가락 모양이 포함됐다는 논란을 빚었다.
CNN은 남성 혐오 손가락 모양 논란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여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서가 커졌다는 것이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