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극심한 기후…작년 홍수, 올핸 산불 홍수로 초목 급성장…가뭄 겹쳐 산불 ‘땔감’으로
역대 최악으로 기록되는 이번 LA 산불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피해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겨울 홍수로 급성장한 초목이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과 마른 장마를 거치면서 일종의 ‘불쏘시개’가 돼 산불을 키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9일
CNN은 이번 대형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한 캘리포니아 특성에 있다고 진단했다.
캘리포니아는 지중해성 기후를 띈다. 여름은 건조하고, 겨울은 습윤하다. 연 강수량 대부분 겨울에 집중된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작은 날씨 패턴 변화에도 홍수 혹은 가뭄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화석 연료 오염으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일종의 ‘날씨 채찍질’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날씨 채찍질’은 건조한 상태에서 습한 상태로, 혹은 그 반대의 경우로 날씨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겨울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풍으로 식물 성장이 과도하게 진행됐고, 초목은 평균보다 두 배 증가했다.
이 초목이 건조한 여름을 거치면서 이번 화재에서 불을 키우는 땔감이 됐다.
연구 공동 저자인 대니얼 스웨인 UCLA 기후학자는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이 채찍질은 두 측면에서 화재 위험을 증가시켰다”며 “몇 달 동안 가연성 풀과 수풀 성장을 크게 증가시켰고, 그 후 극도로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건조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이 발생하기 몇 주 혹은 몇 달 전에 강수량이 많거나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면 현재와 같은 파괴적 상황은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조한 날씨와 풍부한 연료로도 이미 산불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번 화재는 여기에 계절풍 ‘산타 아나’가 비정상적으로 강력하게 불면서 위험을 증폭시켰다.
지난 7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산불이 시작한 이후 최대 시속 160㎞의 강풍이 불면서 화재 진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지역 화재 진압률은 0%에 가깝다.
기후변화로 예측 가능성도 어려워졌다.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은 일반적으로 건조한 여름이 지나고 우기가 시작되는 겨울 전인 10월 발생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7일 “전통적으로 이맘때는 화재 시즌이 아니지만, 이제 우린 계절 개념을 부정해야 한다”며 “캘리포니아에선 연중 내내 화재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 예보관들은 1월까지 정상 수준을 넘는 심각한 화재 위험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지대 지역일수록 산불 시즌이 더 일찍 시작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팰리세이즈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턴, 허스트, 리디아, 케네스, 우들리, 올리바스, 선셋으로 확산됐다. 팰리세이즈와 이턴, 케네스 산불의 진화율은 0%다.
허스트는 10%, 리디아는 60% 진화됐다. 우들리, 올리바스, 선셋 화재는 완전 진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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