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가속화가 美 LA 산불·뉴욕 폭설 불렀다”
GIST 등 국내외연구진, 대기순환체제변화 메커니즘 발견
“북반구 대기순환 증폭, 이상기후현상 더 빈번·극심해질 것” 경고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가뭄, 폭우, 한파와 같은 극한 기상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환경·에너지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이 한-미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겨울철 북반구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기의 대규모 흐름이 미래 온난기후에서 점증적으로 증폭되는 현상과 핵심 메커니즘을 발견해 미래 기후변화가 겨울철 대기 대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 산림파괴 등 온난화로 인한 변화가 왜 특정 지역에서 극한 기상·기후 현상을 더 집중적으로 일으키는지에 대한 근본적 인과관계를 밝힘으로써 앞으로의 기후 전개 양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전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연구팀은 전지구기후모델 실험을 활용해 해수면 온도 상승과 북극의 해빙 감소가 겨울철 대기의 대규모 흐름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적도 서태평양의 온난화로 인한 대류 시스템의 강화를 지목했다.
또 겨울철 대기의 대규모 흐름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중위도 서풍의 강화와 북쪽으로의 확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강화된 서풍이 적도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파동에너지를 북동쪽으로 전파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며 여기에 북극의 해빙 감소가 약하지만 서로 보완적인 영향을 더해 전체적인 북반구 대기 대순환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증폭된 대기 순환은 특히 북미지역의 겨울철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미국 서부지역에는 고기압을, 동부지역에는 기압골을 발달시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미국 서부지역의 산불·가뭄과 동부지역의 극심한 폭설·혹한 등 이상기후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자들이 제시한 대기 순환 변화의 주요 메커니즘을 하나로 통합해 최근 관찰된 대기 순환 증폭 현상과 역학적인 인과관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미래에는 더욱 극심해져 심각한 기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가 지도하고 이주은 박사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해양극지기초원천기술개발사업 및 중견연구사업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신기후체제대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유타주립대학교 신유왕교수, 서울대학교 손석우 교수·김대현 교수, 세종대학교 정지훈 교수, KAIST 김형준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로서 기상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기후와 대기과학’에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